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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초점/재경위-예보] “예보서 조흥매각가 인하 압력”
입력2003-10-07 00:00:00
수정
2003.10.07 00:00:00
임동석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조흥은행 매각 실사를 담당한 회계법인 책임자에게 매각가격을 낮추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이 실사기간 중 실사 책임자를 만났다는 증언까지 나와 조흥은행 매각과정에 청와대가 직ㆍ간접적으로 개입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7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조흥은행 실사 외압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한나라당 김황식 의원은 신한RSM 회계법인의 조흥은행 실사 책임자인 이일권 회계사로부터 실사 단계에서 예보측과 두 차례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이일권 회계사는 이날 답변에서 “실사 도중 힐튼호텔과 신라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예보측 관계자들과 비밀리에 회동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가격을 네고(내린다는 뜻)하자는 제의도 있어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며 “(예보측이) 가격을 현재의 시장 가격 쪽으로 뜯어 맞춰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계사는 이어 “최종 실사 결과 발표 전에 예보측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것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예보측 관계자가 `예보로서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협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매각 주체인 예보측이 실사 기관 담당자를 만나 매각가격을 올리기는 커녕 도리어 깎으라고 압력을 가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이는 명백히 외압에 의한 졸속 매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 변호사로부터 `문재인 수석을 만난 적이 있다`는 증언을 확보한 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문 수석에게 “가격 발표 전에 실사 책임자인 이 회계사를 만난 적이 있느냐”고 따지며 청와대 사전 인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문 수석은 이에 대해 “신한지주금융이 최종 인수자로 발표된 후 일각에서 실사과정의 외압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여러 사람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이 회계사를 만난 사실이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회계법인측과 비밀 회동한 당사자로 알려진 김병주 예보 책임역은 “절대로 압력을 넣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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