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끼리 서로 나눔을 베푸는 대학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건국대 학생기숙사 '쿨하우스(KU:L HOUSE)'의 학생자치위원장인 김동익(응용생물학4·사진)씨는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물려주는 방식의 '릴레이 장학금'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김씨는 건국대에서 릴레이 장학금 약정서를 송희영 건국대 총장에게 전달했다.
지난 학기 신설된 '쿨하우스 릴레이 장학금'은 기숙사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돼 기숙사비 면제나 할인을 받은 학생들이 재학 중 기숙사비 지원금으로 받은 나눔장학금을 졸업 후 기부를 통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되돌려주기로 약속한 기금이다. 김씨는 나눔장학 선발자 226명을 대표해 '장학금 대물림'을 약속했다. 기숙사비 장학금은 약 130만원 정도로 수혜 학생들은 반액에 해당하는 60만여원 정도를 후배들에게 베푸는 셈이다.
김씨는 "지난 학기에 이어 의미 있는 기금 전달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함께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릴레이 장학금을 계기로 적은 금액이라도 후배들을 위해 베풀 수 있다는 점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릴레이 장학금은 이 학교의 한 동문의 나눔에서 시작됐다. 이 학교 기숙사 자치위원장을 지낸 동문 김정호(28·전자공학)씨가 자신이 기숙사에서 받았던 장학과 프로그램 등 혜택 받은 것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해 3월 기숙사 후배들을 위해 소정의 장학금을 기부한 것이 발단이 돼 경제 사정이 딱한 후배들에게 나눔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신설됐다. 이들 학생들이 졸업 후 대물림하기로 한 장학금은 지난 학기 1억500만원과 이번 학기 1억470만원을 합해 총 3억여원에 이른다.
김씨는 "본인이 받았던 장학금의 반액을 기부하는 약정인데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나선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나눔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실천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한 명의 학생이 기부한 뜻깊은 장학금이 많은 학생들을 돕는 소중한 밀알이 될 것"이라며 "미래의 인재들인 대학생들이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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