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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加정전] 통신망 교통일부 마비, 시민들 공포로 대혼란
입력2003-08-15 00:00:00
수정
2003.08.15 00:00:00
최윤석 기자
`테러 없는 9ㆍ11`
미국과 캐나다 역사상 가장 대규모며 가장 많은 피해를 야기한 14일(이하 현지시각)정전 사태로 인한 혼란을 미 언론들은 이렇게 묘사했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주요 통신과 교통이 마비되고, 시민들이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에 갇히는 등 거리는 일대 혼잡에 휩싸였다. 시민들 사이에서 테러 공포가 확산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주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재빠르게 이번 사고가 테러와는 무관하다고 발표, 시민들의 테러 불안을 진정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정전 사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는 서로 이날 사고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미국 북동부의 뉴욕과 디트로이트, 캐나다 남부의 토론토와 오타와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날 정전사태로 통신망이 마비되고 10개의 주요 항공사가 폐쇄되면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신호등도 꺼지고 지하철과 버스 운행마저 중단되면서 퇴근 시간대 거리는 일대 혼잡이 벌어졌다. 토론토에서는 400여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구조되는 긴박한 상황을 맞기도 했으며 디트로이트 일부 지역에서는 수압이 낮아져 수돗물이 끊기는 바람에 물 구하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전이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나마 해가 지기 전인 오후 6시부터 일부 지역에서 전기가 복구되기 시작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지역에서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시민들의 불편을 계속될 전망이다. 정전을 틈탄 약탈 등의 사고가 우려되기도 했으나 현지시간 15일 새벽까지 이와 관련한 특별한 사고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 방위군과 경찰을 주요 지역과 시설에 투입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뉴욕시도 경찰관 5,000명을 요소요소에 증파해 질서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9ㆍ11 테러를 겪은 뉴욕 시민들에게는 이번 정전사태가 테러에 의한 것인지가 즉각 최우선 관심사로 부각됐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사고 직후 테러와 무관함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부시 대통령도 테러와의 연관성을 일축하며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여름철 냉방기 사용의 급증에 따른 과부하로 특정 전력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원자력 발전 시설 등의 가동이 연쇄적으로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정전 사태후 미국 내 7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됐다. CNN 방송은 사고 원인과 관련해 전력공급업체 나이아가라 모호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연쇄 정전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지만, 화재가 시작된 지점이 이곳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관리들은 캐나다 쪽에서 정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한 반면 캐나다측은 미국 뉴욕주에서 비롯됐다고 밝히는 등 상대방에게 서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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