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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2 삼성자원봉사상 수상한 양인호 삼성중공업 기장
“회사와 가정이라는 틀을 벗어나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소박한 동기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이제는 재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지난 4일 삼성사회공헌상을 받은 양인호(52ㆍ사진) 삼성중공업 기장은 “로봇 같은 인생이 아니라 나를 찾기 위해 시작한 봉사활동인데 상까지 타게 됐다”며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진주 대동기계공고(현 진주자동차 공업고)를 졸업하고 1979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양기장은 1986년부터 작은예수회 고현분원과 파랑새분원 등을 찾아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양 기장은 “나를 반겨주는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일주일의 비타민”이라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씨 고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 좋고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 더 좋다”며 “자원봉사는 남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나를 위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매년 200시간 이상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있으며, 최근 1년 동안 369시간 봉사로 사내 최장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양기장은 미용기술을 배워 매월 1회씩 거제도 애강원을 찾아가 이미용봉사를 하는 등 봉사의 영역도 넓혀나갔다. 지난해부터는 폐목재를 재활용해 책상ㆍ걸상ㆍ평상 등 소가구를 제작해 기증하고 있다. 그는 “삼성중공업에 수입되는 원자재의 포장박스가 나무인데 대부분 버린다”며 “나무박스를 수거해 못을 뽑고 대패로 밀고 페이퍼로 광을 내서 가구를 만들어 공부방ㆍ양로원 등 필요하다는 곳에 기증한다. 버리는 폐자재에 불과했지만 책상 등을 만들었더니 받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살림살이가 됐다”며 뿌듯해 했다. 그의 사회봉사활동에 뜻을 같이하는 사원들도 늘어나 회사 내에 농어촌 자전거 수리봉사팀, 목공제품제작 봉사팀 등을 설립하는 등 삼성중공업 사회봉사 분야의 맏형 역할을 도맡고 있다.
봉사활동에 자칫 업무가 소홀해지지 않을까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봉사활동이 되레회사일의 집중도를 높이고 활기를 얻는 계기도 됐다. 양 기장은 용접과 마킹(선박용 철판에 위치를 표시하는 일)부서를 거쳐 현재 선박의 측정치를 관리하는 정도관리 전문가로 25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구제작에 필요한 창고를 저렴하게 임대하기도 했다”며 “혼자 잘 해서 받은 상이 아니라 함께한 동료와 이웃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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