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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강남점장들 "나 떨고 있니"
입력2001-02-13 00:00:00
수정
2001.02.13 00:00:00
백화점 강남점장들 "나 떨고 있니"
서울 강남상권을 둘러싼 백화점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강남점장들이 떨고 있다. 강남상권은 각 백화점마다 1번점을 지향하면서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확대되는 경향이 강해 강남점을 책임지고 있는 점장들의 심리적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6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문덕상 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남상권의 과열경쟁이 또다시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문점장은 올초 부분적으로 단행됐던 롯데백화점 인사에서 부산점 부점장으로 발령나자 건강문제를 이유로 곧바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문점장의 부산점 발령이 강남점 매출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였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옛 그랜드백화점을 인수, 지난해 6월 새단장한 롯데 강남점은 강남상권 석권을 노렸으나 매출이 예상치에 훨씬 못미치는 일평균 10억원 이하에 머무르면서 고전해왔다.
이에 앞서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10월 강남점을 개점한 이후 두달도 채 못돼 석강 부사장에서 이영재 이사로 점장이 바뀌었다.
물론 석 부사장은 영업본부장 자리가 비면서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돼 점장 교체가 불가피했던 경우였지만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의 영업상황이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신세계 강남점 역시 매출이 당초 계획했던 일평균 15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강남의 터줏대감이던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도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의 경우 지난해 3조원을 다소 웃도는 11개 백화점 전체 매출 가운데 본점과 무역점이 3분의1인 1조원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양대 점포가 경쟁점의 출현으로 인해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강남지역 백화점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주가하락, 벤처열기 시들, 수입명품 전문 로드숍의 증가 등으로 인해 매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할인점의 등장으로 백화점의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시점인데다 최근 경기침체까지 겹쳐 강남상권은 기대만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강남상권에 대한 사내외의 관심은 남다르다 보니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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