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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법’ 빨리 시행해야
입력2003-05-19 00:00:00
수정
2003.05.19 00:00:00
1년을 넘게 끌어온 `주택법`이 지난 4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어 공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은 현행 `주택건설촉진법`을 전면 개정하여 주거복지와 주택관리 등의 부분을 보강하고 그 동안 도출된 미비점을 개선·보완한 것이다. 이 법 제17조에서 시·도지사가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면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의 결정과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의제 하도록 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개발행위 때 `제1종지구단위계획`의 결정과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받도록 한 것은 건폐율이나 용적율·건축물의 높이 등을 비롯하여 도로, 주차장, 상하수도 공급, 학교 등 기반시설의 설치 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하여 난개발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것을 의제 하면 `제1종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되고,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는 난개발을 방치하는 것이고, `선계획-후개발`을 근간으로 하는 관련법의 입법취지를 손상케 하는 것이므로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제 한다는 것은 주된 법률에 의하여 어떠한 행위의 효력을 부여 받으면 의제 하는 다른 법률상의 효력도 동시에 부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각종 인·허가와 관련하여 절차의 간소화를 위하여 많이 행해지고 있다.
현행 `주택건설촉진법`에서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20여 가지의 인ㆍ허가 등을 의제 하도록 하고 있다. 주택을 건설공급하기까지는 수많은 법이 관련되어 있어 의제처리 하지 않고 개별 법에 따라 일일이 인·허가 등을 받게 하면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투입되어 주택공급도 원활하게 될 수 없고 분양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하여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제 할 경우 다른 법률에 규정된 내용을 어떻게 충실히 반영하는 가인데, 주택법 제17조에서 `제1종지구단위계획`의 결정을 의제 한 것은 도시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도시지역안에서 주거·상업·공업지역 등 주택을 지을 수 있는 한정된 지역이다.
의제를 받고자 할 경우에도 사업계획승인신청서와 함께 해당 법률이 정하는 관계서류(제1종지구단위계획에 대한 도시관리계획결정조서와 도시관리계획결정도, 제1종지구단위계획에 대한 계획설명서, 제1종지구단위계획보고서)를 제출토록 하여 사실상 `제1종지구단위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9조에 따라 지자체의 조례가 정하는 규모 및 위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학교 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학교용지도 확보해야 하고 `주택건설기준등에 관한 규정`에 의한 진입도로도 완비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내용이 충실히 반영되고, 도시개발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토지이용계획, 교통처리계획, 환경보전계획,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의 설치계획 등 제반 사항이 충분히 검토되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처리한다면 `국토법``에서 `제1종지구단위계획`이나 `도시개발구역의 지정`을 의제 하여도 난개발을 방지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완벽한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나 복잡한 절차로 인해 개발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아무리 좋은 도시환경을 조성한다 해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지난해에 비해 주택공급은 확연히 감소하고 있고, 주택가격은 계속 상승하여 집 없는 서민의 시름은 더해가고 있다. 더 이상 `주택법`의 시행이 지연되어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성근(경희대 행정대학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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