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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의 경제학] 재계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 열풍

"선진국·중국 사이에 낀 한국 '명량' 상황과 같다"

경영진 단체관람 나서고 관련 책 사서 나눠주기도

'선승구전(先勝求戰)' '필사즉생(必死則生)' '충(忠)은 백성을 향해야'.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은 손자병법에서 터득한 '미리 이겨놓고 난 후에 싸워야 한다'는 '선승구전'의 전략으로 가진 무기와 주어진 지형지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전 계획을 짰고 승리를 거뒀다. 또한 이순신은 열세와 두려움에 기죽은 부하들을 향해 '살려고 하면 죽기 마련이나 죽기로 각오하면 산다'는 '필생즉사 필사즉생'을 강조해 용기를 불어넣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더불어 "장수된 자의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의 태도는 임금만 바라보던 '충'을 백성을 보살피고 지키려는 의지로 승화했고 이에 감동한 부하들은 목숨을 내놓을 각오로 전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명량' 신드롬의 강풍이 재계로 확산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넛크래커(호두 까기 기계)' 신세, 경제순위 하락과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 등 한국경제가 마주한 작금의 현실은 12척의 배를 이끌고 330척에 맞서기 위해 명량 바다로 나서던 이순신과 흡사하다. 이에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명량' 단체 관람을 추천하고 관련 기업정신을 언급하는 '이순신 리더십 배우기'가 번지고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11일 임원들과 '명량' 단체 관람에 앞서 무선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과 KT를 추격 중인 자사 상황을 빗대 "열세의 상황에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기대를 뛰어넘는 도전과 창의를 기반으로 하는 선견(先見)·선결(先決)·선행(先行) 등 3선(先)"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 부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LTE 경쟁에서 LG유플러스의 상황은 전함 13척으로 333척의 왜군을 무찔러야 하는 명량대첩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달 31일 전국 지점장들과 '명량'을 함께 관람하며 "절체절명 위기를 승리의 기회로 반전(反轉)시킨 충무공의 리더십을 배워 위기극복의 선봉장이 되자"고 말했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12일 회사 임원 등과 함께 영화를 단체 관람하며 "카드업계는 현재 온라인 결제 시장 개방화와 정보보안 이슈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순신 장군처럼 위기발생 전 흐름을 먼저 읽고 한발 앞서 준비하며 불리한 환경을 탓하는 대신 '반드시 기회가 있다'는 의지로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창수 삼성생명 대표이사, 심경섭 ㈜한화 사장,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 등 최고경영자들이 앞다퉈 '명량'의 리더십을 강조했으며 조현준 효성 전략본부장(사장)은 영화 입장권과 함께 이순신에 관한 책을 사서 임직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사무국 전 직원 100여명이 단체로 관람했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문화경영특별위원회 위원 등 100여명의 중소기업인도 '명량'을 함께 관람했다.

한편 기업 수장의 공석으로 '표류' 중인 일부 기업들의 바람 또한 '명량' 신드롬에 가세하고 있다. 파면당한 후 백의종군해 나라를 지켰던 이순신처럼 잠시 자리를 비운 CEO의 복귀가 기업회생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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