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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직업은 못 속인다

의사들은 다른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은 무슨 병에 걸려 있을까를 생각하고, 검사들은 저 사람이 무슨 죄를 저질렀을까를 생각한다고 한다. 평상시에 하는 일이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또한 그만큼 자기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일하고 있다는 방증도 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각자 전공에 따라 대학을 달리 선택했던 친구들을 수십년만에 모임에서 만날 때마다 직업에 따라 어떤 공통점이 느껴진다. 군에서 오래 근무해 온 친구들은 그들대로 특색이 있고, 사업가로 커온 친구들은 그들 나름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직업은 못 속인다’라는 말이 있나 보다. 열흘 전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큰 이벤트를 보며 수많은 기사가 여러 각도에서 쏟아졌다. 수많은 독자들은 각자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 또는 직업적인 관점에서 각각 다르게 기사들을 해석하고 평가했을 것이다. 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았을 것이며, 관심이 적은 분야는 그냥 제목만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필자에게도 여러 가지 다른 기사 중에서 시선을 확 사로잡은 기사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해갑문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측에 기증한 LCD TV가 그곳에 도착하자 대통령이 “앞으로 영상물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으로 수행했던 양사의 최고경영자들을 치하했다는 요지의 보도였다. 이 기사를 보며 필자는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상이 떠올랐고 앞으로 더 좋은 영상기기를 생산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나아가 ‘한국경제가 더욱 강해져야 할 텐데….’라는 희망도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어떤 직업을 가졌든, 어떤 입장에 서있든 학교동창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일체감을 느끼듯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과 북이 공동으로 번영을 누리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고 바랐던 것은 우리국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염원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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