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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거센 그로스 후폭풍

핌코, 사임 발표 후 100억弗 유출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 급등

SEC 등 시장 불안 대책 논의

'채권왕' 빌 그로스가 세계 최대 채권투자 회사인 핌코를 떠난 후폭풍이 예상보다 빠르게 채권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미국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정크본드 등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으며 창업자이자 회사의 '얼굴'을 잃은 핌코에서는 이미 약 100억달러가 이탈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사임발표 이후 첫 시장 거래일인 이날 투자자들의 정크본드, 인플레이션 연동채권 이탈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정크본드 평균 수익률이 지난주 6%에서 6.16%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청(FINRA) 등 감독당국도 핌코 경영진이나 다른 헤지펀드 등과 그로스의 사임이 초래할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등도 이날 추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컨퍼런스콜을 열었다고 FT는 전했다.

감독당국이 특히 주목하는 점은 핌코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는 데 따른 시장 혼란이다. 실제로 핌코와 거래해온 대형 투자가들은 '채권왕'의 부재로 적잖은 동요를 느끼고 있다. WSJ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6일 그로스의 퇴임 발표 이후 100억달러의 투자자금이 핌코에서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앞으로 자금유출이 계속돼 적어도 1,000억달러의 자산을 잃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핌코 총운영자산인 2조달러의 약 20%에 달하는 4,000억달러가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핌코 자산의 3분의1가량이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시장의 제한적 거래규모를 감안할 때 이 정도 자금이 움직이면 시장 전체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최대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가 30일 그로스가 직접 운용하던 핌코의 대표 펀드 '토털리턴펀드'의 투자등급을 '골드'에서 '브론즈'로 한 단계 낮춤에 따라 투자자들의 추가 자금이탈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모닝스타는 핌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면서도 "그로스가 떠나면서 발생하는 자금유출과 경영진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등급 강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3년간 핌코를 이끌어온 그로스 CIO는 지난주 핌코를 떠나 야누스캐피털그룹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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