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농수산물공사, 체육회 등 산하기관 3곳이 없는 직위를 만들어 채용하거나 방만하게 예산을 집행한 사실이 최근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SBA는 상임고문, 대표이사 기획담당보좌관, 자문역, 시설관리반장 등 직제에 없는 직위를 만들어 지난 2007~2009년 모두 4억4,570만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SBA는 또 대표이사 채용 과정에서 특정 헤드헌팅사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 해당 인물을 선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53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수산물공사는 출퇴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업무실적도 없는 상임고문에게 2005년부터 7년간 2억5,350만원을 지급했으며 체육회는 시의원과의 친소 관계에 따라 서울시청 소속 실업팀 21개를 임의로 신설해 운영해왔다.
농수산물공사는 또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받은 기사를 고용하거나 자격기준을 임의로 만들어 특정인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으며 체육회는 간부 아들을 선수로 특혜 영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편법 급여 인상, 법인카드 사적 용도 사용, 공금 유용 등 예산을 방만하게 집행한 사례도 여러 건 적발됐다.
SBA는 시의 승인 없이 기본급을 추가로 인상하고 봉급조정수당ㆍ개인성과급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등 다른 투자기관보다 높은 보수체계를 편법으로 운영해왔다. SBA는 또 법적으로 지급 대상이 아닌 직원에게 시간 외 근무수당을 지급했으며 주점과 노래방 이용비 및 퇴직자의 경조사 비용 3,113만원을 법인카드로 지불하기도 했다.
농수산물공사는 사장이 연고지에서 업무와 관련 없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프로그램 제작비 1,100만원을 예산으로 지출했다. 체육회는 전지훈련 때 간부의 가족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며 높은 숙박료를 내거나 증빙서류 없이 훈련비를 썼다.
그 밖에 불법 수의계약과 협찬금 부당지출 등 부정행위도 3곳 모두에서 적발됐다.
서울시 감사팀의 한 관계자는 "3곳의 산하기관에서 무단으로 신설된 직제는 폐지하고 부당 집행된 예산은 모두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며 "법에 어긋나거나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산하기관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내리거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