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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국, 자통법에 달렸다] 영국의 금융통합 사례

두차례 금융개혁 단행…'세계 금융허브'로 부활<br>외환·파생상품 등 거래 美 제치고 세계 1위 우뚝


지난 86년 이전까지만 해도 영국의 경제상태는 엉망이었다. 과다한 복지비용 지출과 노사분규로 경제는 나날이 멍들어갔다. 이른바 ‘영국병’에 걸려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낡은 금융시스템에 실망한 해외자본은 런던 시장에서 빠져나가기에 바빴다. 이런 영국이 세계 금융허브로 다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에 걸친 강력한 금융개혁인 ‘금융빅뱅’에 힘입은 바 컸다. 영국병 치유에 나선 마거릿 대처 총리는 86년 금융서비스법(FSA)을 제정했다. 자유경쟁과 투자자 보호를 기본 이념으로 제정된 이 법을 통해 영국은 은행과 증권회사간의 장벽을 없애는 한편 투자상품을 노후보험ㆍ연금 등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으로 규정했고 외국 금융회사의 자유로운 시장참여를 허용했다. 금융개혁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증권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법 정비 이듬해인 87년 1~10월 주식 거래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4배, 중장기국채 거래액은 3.2배 늘어났다. 특히 외환자유화 조치로 외국계 금융회사의 진출이 확대돼 해외 증권투자 중개업무의 대부분을 미국계 증권회사들이 차지했다. 강형철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법 정비 이후 주식거래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증권사는 도태되고 수익모델이 우수한 영국과 외국계 금융기관이 대거 증권업에 진출하는 등 업계 재편이 이뤄졌다”며 “첫 빅뱅 이후 10년 동안 영국 토종 증권사 가운데 25개가 외국계 금융기관에 인수되거나 폐쇄되기도 했으나 자본시장 전체적으로는 런던이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 지위를 회복하고 영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의 순기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2000년에는 금융서비스시장법(FSMA) 제정을 통해 은행ㆍ보험ㆍ증권 등을 통합함으로써 빅뱅을 마무리했다. 두 차례에 걸친 금융개혁은 런던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런던 국제금융센터(IFSL)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국외 주식유통(41%)과 외환거래(32%), 파생상품 유통(43%), 국경간 은행대출(20%) 분야에서 미국을 누르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런던증권거래소(LSE)의 기업공개(IPO) 규모도 550억달러로 전년보다 71%나 늘어나면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뉴욕증시(NYSE)를 추월했다. 세계 8,000여개 헤지펀드 가운데 3분의1인 2,600여개가 런던에 몰려 있을 정도로 이제 런던은 명실상부한 세계금융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현재 금융서비스 부문은 영국 경제에서 GDP 및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등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이호찬 증권업협회 전문위원은 “86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단행한 금융개혁으로 런던과 에든버러가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면서 영국이 금융강국으로 부활하게 됐다”며 “영국의 금융 부문 생산량은 전체 경제의 6.8%(2004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고 에든버러의 금융 부문 종사자만도 1만3,000명에 달하는 등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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