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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혁명] 4-3. 역동하는 아ㆍ태 결제시장

“결제혁명의 중심에는 아시아ㆍ태평양이 있습니다” 부르스 맨스필드 비자 아시아태평양본부(싱가포르) 이사는 앞으로 전자결제시장을 주도할 국가들은 전통적인 서구 선진국이 아닌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ㆍ태지역 국가들은 정부의 신기술 도입 의지가 강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도 빠르다”며 “아ㆍ태지역은 IC카드 보급률을 제외한 여러측면에서 서유럽과 큰 차이를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세계 1위의 전자화폐 이용국가는 홍콩이고 가장 많은 교통카드가 발급돼 사용되고 있는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 또 일본과 말레이시아, 타이완, 한국 등은 IC카드 도입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에 비해 서유럽 국가들의 경우 아직 대표적인 전자화폐인 교통카드조차 도입하지 않았거나 이제 도입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왜 아ㆍ태지역인가=아ㆍ태지역 국가들이 새로운 결제문화를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비자 아ㆍ태본부에서 아ㆍ태지역을 대상으로 소비자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아ㆍ태지역의 고객 가운데 80%가 IC카드로의 교체를 원했고 이 가운데 75%가 전자상거래와 모바일결제가 가능한 다기능 첨단카드로의 교체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 응답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또 아ㆍ태지역의 경우 정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일괄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인프라를 갖추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과 대만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모든 신규 신용카드는 EMV(EuropayㆍMastercardㆍVisacard 등 메이저 3사의 통일 표준)규격의 IC카드로 발급하도록 정부차원에서 규제를 만들었다. 말레이시아도 정부주도로 2004년 말까지 모든 현금카드와 신용카드를 IC카드로 발급하도록 규정한 상태다. 또한 높은 신용카드 범죄율이 아ㆍ태지역을 IC칩기반의 차세대 카드로 전환을 촉진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대만과 일본, 말레이시아가 정책적으로 IC카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복제카드의 사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싱가포르ㆍ홍콩 급속 발전=싱가포르과 홍콩은 도시국가 형태로 좁은 국토에 수백만의 인구가 모여 살아 전자결제 발달에 가장 적합한 구조를 갖췄다. 인프라를 갖추는데 큰 비용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전자화폐 사용을 활성화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은행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96년부터 무기명 선불카드인 `캐시카드(CashCard)`를 발행하고 있다. 싱가폴 사람들은 이 캐시카드로 소매점, 주차료, 공중전화, 도서관, 통행료 등을 광범위하게 결제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98년 4월부터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같은 해 11월부터는 집에서 전화선으로도 선불카드의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국토가 좁은 싱가포르의 경우 도심을 드나드는 차량들에게 혼잡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는데, 이를 캐시카드를 통해 비접촉식으로 통과하면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이처럼 전자화폐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자화폐에 대해서도 지급준비금을 부과했다. 화폐를 발행하는 싱가포르 화폐위원회는 2008년을 목표로 법정 전자화폐를 도입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홍콩은 현재 전자화폐 사용이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한 곳이다. 그리고 이 전자화폐 활용의 중심에 `옥토퍼스`라는 교통카드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97년 처음 도입된 이 시스템은 초기 단순한 교통카드에서 지금은 공공기관 및 슈퍼마켓, 편의점, 자동판매기, 음식점,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적용되고 있다. 발급된 카드수도 967만장으로 홍콩 인구 680만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하루 이용건수는 700만건, 결제총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750억원에 이른다. 옥토퍼스(Octopus)사의 타이 대표는 “옥토퍼스의 성공은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자화폐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대국(大國)들도 움직인다=아ㆍ태지역의 전자결제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비단 싱가포르나 홍콩과 같은 도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과 인도 같은 대국들도 이 움직임에 동참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상하이에서는 지하철 및 공공버스에 전자화폐(선불형 교통카드)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지방도시에서도 교통카드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97년 500만장에 불과했던 은행용 IC카드가 2002년말 무려 3억9,000만장으로 늘었다. 또 교통카드도 지금까지 총 1,200만장이 보급됐고 의료복지분야에서도 2,800만장의 카드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실리를 추구하고 알뜰한 중국인들은 외상거래가 가능한 신용카드 보다는 선불 카드를 가장 선호해 전자화폐의 활성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인도에서도 IC카드 성장률이 지난 2002년 무려 246.7%에 달해 아시아 지역 평균인 22%보다 10배 이상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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