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PB는 말 그대로 자격을 갖춘 일반인이라면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행 규정상 투자자문업이나 투자일임업을 하려면 자본금이 5억~10억원 정도는 있어야 하고 상품판매는 금융사만 가능하다.
특히 당국은 독립 PB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한 개인종합자산계좌와 연계하는 복안을 갖고 있다. 개인자산종합계좌는 지난 1999년 영국에서 시행된 ISA가 대표 사례로 개인별로 주어진 한도(세제혜택) 안에서 예금ㆍ보험ㆍ주식ㆍ채권ㆍ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상품 간 이동도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공제장기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다른 상품으로 바꾸려면 세제혜택 부분을 반환해야 하지만 종합계좌에서라면 이런 불편 없이 옮길 수 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는 "개인자산종합계좌를 도입하려면 계좌운용을 조언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영국에서는 2012년 기준 ISA 계좌 수가 1,460만개에 달한다. 운용상담을 해줄 추가 전문인력이 그만큼 많이 필요한 셈이다.
당국은 또 독립 PB가 다음달 출범 예정인 '펀드슈퍼마켓'에 이은 금융계 채널혁신의 종착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펀드슈퍼마켓은 자산운용사들이 함께 세운 온라인 펀드판매 전용창구로 수수료가 싸고 기존 금융사를 이용하는 게 아닌 제3의 판매채널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독립 PB가 배출되면 자산관리 서비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상담수수료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금융사와의 경쟁도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은행ㆍ증권ㆍ보험 등 기존 금융사는 고객 이탈 같은 타격이 불가피해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수수료 지급에 인색한 국민의 정서도 관건이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개인자산종합계좌는 세제혜택 정리 때문에 6월 규제개혁안 발표 때 포함되기 어렵다"며 "독립 PB도 기존 금융권과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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