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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푸가’, 매혹적인 몸짓으로 태어난다

LG아트센터 현대무용프로젝트 ‘푸가’-“발레·현대무용 앙상블로 빚어내는 ‘음악이 보이는 공연’ 기대”

‘푸가’로 처음 현대무용에 도전하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앞)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엄재용이 연습 장면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LG아트센터

“움직임에서 음악이 보이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안무가 정영두)

다성음악의 완전한 형식이라 불리는 바흐의 ‘푸가(Fugue)’가 매혹적인 몸짓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지난 14일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일부 장면을 공개한 현대무용프로젝트 ‘푸가’는 바흐의 푸가 음악에 맞춘 무용수들의 절제된 동작으로 이전과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푸가는 하나의 주제 아래 둘 이상의 가락이 동시에 독립적으로 변주되며 독특한 하모니를 만드는 작곡 방식의 하나다. LG아트센터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하는 푸가는 ‘제7의 인간’,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 등을 만든 안무가 정영두가 지휘하고, 발레와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김지영·엄재용·윤전일(이상 발레), 최용승·김지혜·하미라·도황주(이상 현대무용) 등 국내 최정상 무용수들이 참여한다. 정 안무가는 “이 공연은 현대무용과 클래식 무용(발레)의 사이에 있는 작품”이라며 “둘 중 어떤 장르 위주로 간다는 설정보다는 음악이 잘 보이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푸가 음악은 “각기 다른 색을 지닌 무용수가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아름다운 앙상블을 창조해 내는 데 가장 적합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른 장르의 춤을 춰온 무용수들도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은 “발레는 턴 아웃(무릎과 발목이 바깥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을 쓰는데, 이 작업은 안으로 쓰는 동작이 많다”며 “몸의 흐름이 발레와는 전혀 달라서 익숙해지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리옹 국립무용원 출신의 현대무용수 김지혜도 “발레와 현대무용은 호흡과 주로 쓰는 몸의 중심이 다르기에 같은 동작을 해도 같은 느낌을 내지 못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조율하며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 최고의 무용수들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10월 9~11일 LG아트센터에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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