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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익에만 혈안된 동대문 쇼핑몰
입력2006-08-07 16:28:14
수정
2006.08.07 16:28:14
“경기가 나빠 장사도 안되는데 내야 할 돈은 산더미라니까.”
동대문 대형 쇼핑몰에서 10년째 가방 장사를 하고 있는 이 모(38)씨는 “수입이 어떠냐”는 기자의 물음에 호통치듯 말했다.
그가 입점한 동대문의 ‘ㄷ’ 쇼핑몰은 올초 매장 리뉴얼 작업을 벌이면서 평당 400만~600만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비용을 고스란히 상인 몫으로 돌렸다. 쇼핑몰 측이 공용면적 비용을 부담하고 개별 매장은 상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백화점의 평균 인테리어 비용이 300만~500만원선인 데 비하면 과도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액수다.
리뉴얼로 매장이 넓어지면서 임대료도 2~3배로 뛰어버렸다. 때문에 당시 1,200여개에 육박하던 매장 중 300여개의 매장은 일터를 떠나기도 했다. 이씨는 공들여 일군 매장의 단골 손님을 잃을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막대한 인테리어 비용과 임대료를 부담하는 길을 택한 경우.
이 쇼핑몰의 리뉴얼 당시 민 모(27)씨는 인테리어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인근 상가로 매장을 옮겼다. 그러나 다른 상가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쇼핑몰 측에서 갑자기 매장을 4층에서 지하로 옮기는 바람에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1,000만여원에 달하는 ‘매장 권리금’을 한번 더 내야 했던 것. “한달에 1,000만원 벌어봐야 임대료ㆍ관리비 제하고 나면 고작해야 700만원 정도인데 그것도 동업자와 양분하고 아르바이트 직원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수입은 150만원밖에 안된다”고 민씨는 토로한다. 그에게 ‘황금의 땅’으로 불리던 동대문시장의 명성은 먼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동철 동대문 외국인 구매안내소 소장은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동대문 상인들을 위해 쇼핑몰 차원의 디자인ㆍ브랜드 개발과 적극적인 판로 개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동대문 상가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코트라(KOTRA)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동대문 패션업체 한류시장 개척단’ 모집에 관심을 보이는 쇼핑몰은 전무한 상태. 쇼핑몰 한곳당 200만여원의 지원금만 내면 되는데도 참여가 저조하다는 게 고 소장의 불만 섞인 하소연이다.
각종 비용과 부담은 상인 몫으로 돌리면서도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동대문 상인들을 돕기 위한 지원책에는 무관심한 대형 쇼핑몰들이 수익을 챙기는 사이 ‘동대문 신화’의 주역이었던 상인들은 신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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