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제 '오락가락' 시장 '갈팡질팡'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더욱 짙어져 연말까지는 지금보다도 한층심각한 거래 실종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을 팔고 사려는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대목이 거래세. 그 중에서도 양도소득세 유예 방침이 대두되면서 집을 당장 팔아야 할지 기다려야 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제도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주택 매도시 양도 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양도세 중과 방침은 당초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고 이에따라 다주택자들은 세 부담을 의식해 올해 초부터 주택 처분에 나섰으며 최근까지도 이를 의식한 매물들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가 유예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바뀌고있다. 시장이 극히 침체된 상황에서 집을 서둘러 팔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강남구 대치동 C부동산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가 연기될 것으로 판단해 일단 매물을 거두고 내년에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내놓겠다는 전화를 2통이나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집을 언제 팔아야 유리한 지 묻는 문의가 많지만 정부 정책이 확실하지 않아 좀 더 두고보자고만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열린우리당이 등록세에 이어 양도세와 취득세 등 나머지 거래세도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연말 부동산시장은 더욱 꽁꽁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내년에 거래하면 지금보다 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조차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야당과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현재 거론되는 방안들이 그대로 시행될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자칫 정부와 여당에서 검토하고 있는 내용만 믿고 거래를 미루다가 낭패를 당하는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거래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정부도 최대한 신속히세제 개편안을 확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소 김현아 박사는 "정부와 여당내에 논란이 계속되면서 시장의불확실성이 증가해 부동산 거래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10.29 대책의취지를 생각한다면 양도세 중과를 연기하지 말고 취.등록세를 대폭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도 "현재 시장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세금이어떻게 될 지 예측 가능해야 투자에 나서든지 자산을 처분하든지 할텐데 지금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세제 개편 얘기가 나온 것이 언제인데 아직까지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