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10시54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들어서던 오금 방면 전동차 4번째 객차에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조모(71)씨는 인화물질을 가방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조씨가 불을 지른 객차 내에는 다른 승객 50여명이 타고 있었고 전체 전동차 승객은 370여명에 달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조씨가 불을 지른 객차에는 출장을 가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A씨가 있었다. A씨는 즉시 객실 내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 진화했다. 다행히 열차가 역 승강장에 진입했을 때 불이 나 승객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화재 이후 3호선 열차는 도곡역을 무정차 통과했으나 1시간여 만인 낮12시24분부터는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불을 지른 조씨는 경찰에 붙잡혀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10시18분께에는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나 스프링클러로 자체 진화되는 소동이 있었다. 불은 주차된 스타렉스 차량 내부에서 발생했다. 차량은 청소업체 직원 최모(50)씨의 것으로 경찰은 세차도구 중 물을 데우는 기구의 전선이 끊어져 합선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하자 본사에 근무하는 1,500여명의 직원 사이에 일대 소란이 있었다. 불은 금세 진화됐으나 200여명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9시6분께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홈플러스 지상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홈플러스 건물 5층에 주차돼 있던 쏘렌토 승용차 엔진 부분에서 시작돼 20분간 차량을 전소시키고 진화됐다. 건물 지하 2층~지상 2층의 홈플러스 매장은 막 개점해 손님을 받은 상태였다. 화재 직후 대피 방송이 나와 직원과 고객 수십명이 즉각 밖으로 대피했다. 화재로 건물 창문 틈 사이로 검은 연기가 올라가자 출근길 시민들이 화들짝 놀랐다. 대형사고는 피했지만 이처럼 이날 하루 동안 서울 곳곳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 가뜩이나 불안한 시민들을 더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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