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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서 캐는 반도체 호접란-오키드 코리아

흙에서 캐는 반도체 호접란-오키드 코리아외국항공사에서 23년간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평범한 직장인이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호접란(胡蝶蘭)에 반해 8년간 신품종 개발에 매달려 호접란의 기술독립에 성공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농업벤처기업 오키드 코리아의 조영태(62·사진)사장. 호접란은 미국시장만 연간 10억달러에 이르고, 일본과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연간 4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많고 수익도 높아 농가에서는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대만이 육종기술의 대부분을 독점하다시피하고 있어 국내농가는 대만의 눈치를 보며 소량을 수출해왔다. 그러나 조사장이 신품종을 개발함으로써 이제는 우리나라도 독자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대구에서 농업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농대에서 임업과 화훼를 공부한 조사장은 당시 「농학도」로는 생업이 막막해 외국항공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항공사에 근무하면서도 그의 마음은 항상 농업에 가 있었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전세계 꽃박람회는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분재나 동양란, 관엽, 온시디움 등을 연구했다. 그런 조사장이 호접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년전인 1992년.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규모가 급성장하는데 주목한 조사장은 우선 국내 호접란 묘목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묘목으로는 경쟁력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미국·대만 등을 돌며 파트너를 찾아나섰다. 육종기술·여행경비 등 여러 조건을 비교한 후 1994년 대만에서 기술을 도입키로 하고 한달에 1~3번씩 해당 농장을 방문하기를 모두 60여차례. 인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마침내 기술과 묘목을 들여오는데 성공했다. 조사장은 우선 수출하려면 자체 품종개발이 급선무라고 보고 육종연구에 주력했다. 그 결과 50종 정도의 신품종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왕실원예협회(RHG·ROYAL HORTICULTURE GARDEN)에 올해안으로 등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조사장은 이와함께 피트(PEAT)라는 「기적의 용토」를 개발해 미국 수출에서 대만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은 흙이 붙어있는 상태의 화분상태로는 수입이 금지돼 묘목이나 절화의 형태로 수입되는데 피트를 이용하면 물에 헹궈 흙을 쉽게 떼어낼 수 있어 일일이 손으로 떼어줘야 하는 대만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그러나 육종에 성공한 조사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동안 육종과 재배기술 개발에 투자하느라 재배시설이 부족하고 미국내 생산기지 확보가 안돼 애로가 많다. 미국수출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묘목을 수출한 후 개화시기를 조절해야 하고 이렇게 하려면 미국내에 자체 농장 확보가 급선무다. 조사장은 『정부에서 조금만 지원을 해준다면 대만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호접란시장 석권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오철수기자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6/07 19:3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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