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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욕망의 모호한 대상'
입력1999-03-16 00:00:00
수정
1999.03.16 00:00:00
프랑스의 세계적인 거장 루이 브뉘엘(1900~1983) 감독의 77년도 작품 「욕망의 모호한 대상」은 잔재미가 넘치는 드라마다.가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는 늙은 남자 마티유(페르난도 레이)와 가진 재산이라고는 몸밖에 없는 젊은 여자 콘치타의 짓궂은 치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겹게 만드는게 아니라 흥겹고 야릇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감독이 77살이라는 노령에 만든 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생기와 재치가 넘친다.
특히 콘치타 역은 본드걸 출신의 캐롤 부케와 안젤라 몰리나 두 여인이 맡았는데, 어느 장면에서는 지성적이면서도 어여쁜 캐롤 부케가, 또 어느 장면에서는 육감적이고 천박한 이미지의 안젤라 몰리나가 등장해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감독은 2인 1역의 콘치타에 별다른 뜻은 없다고 말하지만 관객들은 어쩔수 없이 그 속에 감추어진 코드를 읽어내려고 애쓰다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보개되니 늙은 감독의 장난끼가 새삼 애교스럽다.
마티유는 어느날 자기집에 들어온 하녀 콘치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콘치타는 다음날 집을 떠나버리고, 마티유는 허탈감에 빠진다. 그러나 이것은 두 사람의 수년에 걸친 지겨운 사랑놀이의 전주곡. 마티유는 사업차 스위스에 갔다가 우연히 재회한 콘치타의 파리 주소를 알아내고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줄듯말듯 하면서 마티유를 괴롭히는 콘치타. 한 번 자는게 소원인 마티유가 덥치려고 옷을 벗기자 매듭이 수십개나 되는 팬티를 입고 있는 콘치타의 완강함에 눈물을 흘리는 늙은 신사. 그들의 사랑싸움은 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게 지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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