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도네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6월30일 기준 외환보유액은 981억달러로 지난 2011년 1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외환보유액은 최근 한달 새 70억달러 가까이 줄어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올 들어 6월까지 BI의 보유외환 감소액은 총 171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출구전략 움직임과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로 해외 투자자금이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으로부터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6월 마지막 주에만 2억5,000만달러어치의 인도네시아 국채를 내다파는 등 한달 사이 41억달러의 자금을 빼냈다. 이에 따라 루피아화 가치가 급락하자 BI가 통화방어를 위해 보유외화를 대거 풀고 있는 것이다. 루피아화 가치는 지난 1년 동안 6%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아구스 마르토와르도조 BI 총재는 "수입과 외채상환 등을 고려하면 현 외환보유액(981억달러)은 5.5개월분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4.3개월)보다 많다"며 통화시장을 충분히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지선인 1,000억달러가 무너지면서 루피아화에 대한 가치절하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라나 소엘리스티아닝시 PT새뮤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루피아화 환율이 크게 흔들리면서 좋든 싫든간에 BI는 가치절하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도 전문가 조사 결과를 인용해 BI가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BI는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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