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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형 고민 vs 절박형 고민

서울시와 백화점들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애당초 청계고가 철거로 도심 체증에 신경이 곤두 선 서울시와 매출 감소라는 수렁에 빠진 백화점 업계가 여름세일이라는 교차로에서 마주 친 것부터 예사롭지는 않았었다. 더욱이 지난해 가을이후 명절대목을 제외하고는 줄곧 매출이 감소해 온 백화점들은 여름정기세일이 경기에 불을 지필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듯 비장한 분위기 마저 감돌던 참이었다. 이번 세일에서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브랜드의 참여율은 90%. 지난해 80%대 초반과 비교하면 무려 10%나 신장한 수치다. 경기 냉각이 예사롭지 않음을 감지한 백화점들이 입점 업체들을 다그친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일 후 이틀 동안 지난해 보다 10%이상 성장한 매출은 셋째 날인 일요일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서울시의 입장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청계천을 복원해도 공사가 길어지면 시민들의 불평이 쏟아질 판 인데 첫 삽을 뜨기 전부터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지난 4일 여름정기세일을 앞두고 언론에 보도 된 `백화점 청계천 마케팅`이라는 문구도 청계고가 철거가 교통체증을 야기했다는 듯 한 뉘앙스로 신경을 건드렸음은 물론이다. 급기야 서울시는 지난 4일 “백화점들이 세일을 겨냥, 무료 주차쿠퐁을 나눠주는 등 교통체증을 조장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이후를 주차단속 강화 기간으로 설정한데 이어 7일에는 백화점 등 대형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 부담금을 2배로 인상하는 조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동일 사안을 접점으로 만난 서울시의 입장이 `백화점세일 때문에 욕먹게 생겼다`는 `불만형`이라면 백화점은 `청계천 철거 때문에 장사하지 말란 말이냐`는 `절박형`이다. 체증 없는 공사를 위한 시의 노력은 이해할 만 하지만 청계천복원이 인근 상인들의 희망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면 서울시는 자신의 `불만형`고민이 인근상인, 노점상, 유통업체의`절박형`고민을 짓누르고 있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현석기자(생활산업부)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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