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의 간판 슈터 추승균(38)이 15일 서울 서초동 KCC 본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코트를 떠났다.
추승균은 "이 자리에 행복한 마음으로 앉아 있다. 운동을 시작했던 때부터 정상에서 떠나겠다고 생각했다"며 "올 시즌은 4강에서 떨어져 아쉽지만 지난 시즌 우승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7년 KCC 전신인 현대에 입단한 추승균은 올 시즌까지 15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다섯 손가락에 모두 우승 반지를 끼웠다. 프로농구에서 5차례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추승균이 유일하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도 한 차례 올랐던 추승균은 챔피언결정전 최다 출전(47경기)과 함께 플레이오프 최다 출전(109경기), 최다 득점(1,435점) 기록도 보유할 정도로 큰 경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정규리그 통산 득점은 1만19점으로 역대 2위.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에는 꼭 필요한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기억되는 추승균이다.
"농구선수로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93점을 주고 싶다. 7점은 정규리그 MVP가 없어서 뺐다"는 말로 딱딱한 회견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한 추승균은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내 길로 생각하며 흔들리지 않고 걸어왔다. 코트에서 항상 성실했던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당분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추승균은 이후 지도자 수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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