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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미국 바닥경기 살아난다

유가 급등·유로존 위기에도 주택경기 안정기미 보이고<br>민간 소비지출 증가 추세… 한미FTA 활용 적극 공략을


올 들어 미국에서 주식시장 랠리가 이어지고 소비ㆍ고용지수 등 각종 경제 지표들도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볼 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시간만 끄는 그리스 등 유로존의 채무위기, 이란 중동사태로 야기될 수 있는 유가 급등 위험, 김정일 사후의 남북문제, 중국 경제의 경착륙 리스크 등 많은 변수 역시 도사리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열거한 여러 변수에 의해 상승 랠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고 상승과 하락이 주기적으로 교차하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투자자라면 미시적 분석에 대한 지나친 확신을 피하고 시장과 유동성에 대한 거시적 전망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한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해의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봤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미국 실물경제는 대외변수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반 동안 어떤 정책에도 꿈쩍하지 않던 신용이 늘어나고 고용이 개선되면서 소비심리 역시 풀리기 시작했다.

주택 경기지수와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 등에서는 좀 더 근본적인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미국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지난 2009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발표된 주택 가격 지표는 주택 가격이 여전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택 가격과 집세(CPI rents) 또는 가용 처분 소득 등의 상관관계, 주택 재고율, 주택 소유자 결원율(homeowner vacancy rate) 등, 여러 관련 지수를 검토ㆍ분석해볼 때 주택 경기 조정이 거의 끝나가며 바닥권을 벗어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주택 가격 지수는 2000년 대비 두 배 이상 높았지만 지금은 2000년 대비 37%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주택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주택 임차료 인상을 감안한 적정 가격 지수 인상폭(42%), 가용 처분 소득 상승폭(46%)보다 아래까지 내려왔다. 주택 재고율(Inventory of unsold home)과 주택 소유자 결원율도 지난 1년 이상 꾸준한 감소세를 보여왔다.



물론 과거에 비해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경기 회복의 큰 걸림돌이던 주택 경기가 안정의 기미를 보이고 민간의 소비지출도 증가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또 굴곡이 있었던 거시경제 지표와는 달리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산업 경쟁력과 기본 연구개발(R&D)능력이 강해졌고 미국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전례 없이 탄탄하게 조정됐다. 한 예로 포드자동차ㆍGMㆍGEㆍ캐터필러 등 많은 유수의 미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다시 생산 경쟁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리스 및 유로존 부채위기 문제도 미국은 유럽과 교역량이 줄지만 미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아시아 및 다른 지역에서 보충할 수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란 사태 악화로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미국은 충분한 비축량 및 생산능력을 보유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 나타나는 회복세는 일과성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조만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 한국 기업들은 너무 부정적인 위험변수에 움츠러들지 말고 이 기회를 활용,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2010년 12월 본 칼럼에서 FTA 발효 이전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거나 선진 테크놀로지를 습득할 수 있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의 많은 기업이 중국 시장에 열정과 자원을 쏟은 반면, 미국 시장에는 소홀했다. 시장이 어렵고 관리능력이 수반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전략적 포지션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쇠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기업만이 최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더 이상 시간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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