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 총 11개의 축구경기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세계적인 건설사 9곳을 프로젝트 참여 대상 업체로 초청했다.
아람코가 진행하는 이 사업의 예산은 총 61억달러에 달하며 4만5,000석 규모의 한 개 경기장 공사비가 4억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람코의 초청을 받은 삼성물산은 이를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유수의 글로벌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아람코가 제시한 조건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우선 프로젝트의 규모만 알려졌을 뿐 축구 경기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고 사우디 전역에서 시행되는 공사인 만큼 건설현장 환경 등 조건도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아람코가 제시한 공사기간이다. 아람코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경기장 완공 시기를 2016년 6월, 늦어도 2016년 말까지로 못 박았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18~24개월 안에 공사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발주처가 아람코라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사업에서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는데 손해를 본 해외 플랜트 중 상당수가 아람코가 발주한 공사였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람코는 공사비가 적고 공기도 빡빡한데다 공정 관리도 무척 까다로워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발주처 중 한 곳"이라며 "그렇다 해도 사우디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를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 업계의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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