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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내렸어도 돈이 제대로 안돈다
입력2004-12-08 18:28:44
수정
2004.12.08 18:28:44
한은 발표 11월 금융시장 동향<br>中企대출 1조이상 감소 가계는 2조9,000억 증가…자금 투신 이동현상도 지속
올들어 단행된 두차례의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 여전히 돈의 ‘물꼬’가 트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콜금리 인하로 국고채 금리와 CD 유통수익률 등 시중금리가 대폭 낮아졌지만 은행들이 기업들에 빌려준 돈은 오히려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대기업의 경우 우량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수요가 늘면서 이달 중 2,000억원이 신규로 대출됐지만 중소기업에 빌려준 돈은 오히려 1조1,000억원이 줄었다. 한달 동안 중소기업이 은행에 갚은 돈이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보다 1조1,000억원 많았다는 뜻이다. 이는 자금결제 수요가 집중되는 6월과 12월 등 반기말 통계를 제외하고는 지난 2001년 2월의 1조6,000억원 감소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중기지원대책 등의 영향으로 9월 3,347억원, 10월 1조4,408억원이 늘었지만 11월 들어 또다시 큰 폭의 감소세로 반전됐다.
한은은 “중소기업대출이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태도 지속으로 1조1,000억원 감소했다”며 “은행들이 업황전망이 불투명한 음식ㆍ숙박업 등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하면서 개인사업자대출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금리인하와 일부 은행의 대출확대 캠페인 등으로 대출수요가 살아나면서 한달 동안 2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또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돈이 투신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실적 배당상품인 MMF 및 채권형 수익증권 등에 계속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주식형 수익증권도 소폭 증가로 돌아서 투신사 수신은 전월 7조3,000억원 증가에 이어 11월 중에도 8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은행 수신은 금리인하 등으로 계속 저조했다. 은행 수신은 10월 5조7,000억원 감소에 이어 11월에는 2조8,000억원이 빠져 나갔다.
은행의 돈이 기업 부문에 원활하게 흘러가지 못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은 전달보다 소폭 줄었다. 11월 중 총통화(M3) 증가율은 전월(6.6%)보다 하락한 6% 초반으로 추정됐다. M3 증가율은 2002년 12.9%에서 지난해 평균 8.8%에 달했지만 올들어서는 6%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은 “올들어 통화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기업과 가계 등 민간 부문에 공급되는 돈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여신위축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중 민간이 빌린 돈이 M3 증가율에 기여한 비율은 20% 내외 수준에 불과, 2003년 중 105%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금리인하로 돈을 푸는 정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 돈이 기업 부문으로 가지 못하고 있고 가계로 가는 돈도 부동산 마련을 위한 수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투자ㆍ소비를 살리기보다는 자칫 부동산 등 자산가격 버블을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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