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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대참사] 쓰러진 20년 잠수사 "공포감이 엄습한 건 처음이다"

“20년 잠수사 생활중 바닷물 속에서 다시 올라올 수 없겠단 공포감이 엄습한 건 처음입니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거의 매일 수색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잠수사는 2일 오전 잠수사 1명이 감압치료를 받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전날 오후 다이빙 벨 유도줄 설치작업을 하고 육지로 나와 감압 체임버에서 치료를 받던 민간잠수사 김모(31)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남 사천 삼천포 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30일 새벽 다이빙 벨 유도줄 설치를 위해 4차례 잠수후 별다른 감압을 받지 못하다 다이빙 벨 철수와 함께 육지로 나와 뒤늦게 팽목항에 있는 감압 체임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는 “함께 감압치료를 받은 다른 민간 잠수사는 멀쩡한데 반해 김씨는 감압을 받자마자 발작과 함께 쓰러진 것으로 보아 상대적으로 무리해 잠수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새벽 시간 찬물에서 4차례나 연이어 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또 다른 잠수사 1명도 지난달 30일 현장에서 잠수 수색작업을 마친 뒤 바지선 위 감압 체임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같은 서울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22일 오후에도 해군 UDT 소속 A 상사가 두통과 팔 마비 증상으로 상당 시간 감압 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까지 감압 체임버에서 치료를 받은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가 수십 명에 이르러 천안함 수중수색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와 같은 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있다.



현재 잠수수색 작업 현장에서는 1일 1회 잠수를 원칙으로 잠수병 예방에 힘쓰고 있다.

잠수병은 잠수사들이 수중에서 공기통이나 수면공기공급장치를 통해 공기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축적된 질소가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수압에 눌려 있다가 수면으로 올라오면 낮아진 압력에 기포로 팽창하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수색작업의 연속성을 위해 잠수 깊이와 시간에 비례해 천천히 수중에서 올라오는 수중 감압은 생각도 못하고, 수면으로 올라온 후 바로 감압 체임버로 이동해 감압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잠수사의 상당수가 팔다리 마비 증상과 함께 피로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피로누적이 잠수사들에게 큰 위협이 되면서 잠수를 마치고 올라온 잠수사들은 극심한 통증에 장비를 벗기도 전에 손을 주무르며 고통을 덜어보려 애쓰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된다.

수색 작업에 참여중인 또 다른 한 민간 잠수사는 “조류와 깊은 수심에 하루 한번 잠수에 녹초가 된다”며 “굳이 비유를 하자면 짧으면 수십 분, 길면 1시간여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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