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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대미술 거장들을 만난다

佛 대표작가 메사제 전시회등 잇따라 열려<br>가구·인형 모은 '디자인&크래프트전'도

마우로 코르다 ‘대단한 곡예사’

장 피에르 흑후세 ‘아시아 초상’

아네트 메사제 ‘기숙생들’

유럽 현대미술 거장들의 전시가 연이어 열린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미술이 뜨겁게 달궈졌고 뉴욕 중심의 미국 현대미술이 신선함으로 승부하지만, 유럽 현대미술은 문화적 깊이가 그 힘이다. ◇프랑스 대표작가전=변덕스럽고 질투심 많은 못된 소녀 같다. 수집한 인형들을 매달고 비틀어 쌓아둔 모습은…. 심지어 죽은 참새를 모아두기도 했다. 유리관에는 수십 마리의 작은 참새들이 뜨개옷을 입고 모자를 쓴 채 누워있다. 섬뜩하고 충격적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 아네트 메사제의 1971년작 ‘기숙생들’. 프랑스가수 에디트 삐아프가 참새(피아프)라는 예명으로 여린 이미지를 사용했듯, 새들의 사체는 약한 자들의 죽음이다. 작가가 직접 털실로 짜서 입힌 옷은 모성애를 상징하는데 이는 따뜻함일 수도, 어색하고 잔인한 구속일 수도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함으로 혼란과 긴장, 사회적 모순을 짚어내면서 여성성, 가학성, 모성애의 역설 등을 표현한다. 설치작품 ‘카지노’, 가면을 뒤집어 쓰고 앉아있는 박제된 새들, 남자의 바지 지퍼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금지된 장난 등이 짖궂지만 흥미롭다. 지난해 프랑스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작가의 회고전과 연계된 전시로 오는 6월15일까지 계속된다. (02)2188-6114 ◇유럽식 세상보기=유럽의 문화적 깊이는 작가들에게 자연과 인체를 보는 독특한 시선을 키우는 토양이 됐다. 청담동 오페라갤러리는 24일부터 3명의 프랑스 작가를 초청해 ‘영혼의 메타몰포스’ 전시를 연다. 자연을 즐겨 그리는 회화작가 장 프랑수아 라리외는 평범한 현실의 장면들을 꿈과 환상의 세계로 바꿔놓는다. 발랄한 색채와 기하학적인 무늬의 조합은 추상과 구상, 진지함과 유머의 경계를 넘나든다. 인체 전문 조각가 마우로 코르다는 ‘대단한 곡예사’를 비롯해 달리는 사람, 다이빙 장면 등 적나라한 근육과 피부 표현으로 인체 곡선미의 극한에 대한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실제 같은 눈동자 표현, 주제별로 다른 소재 사용이 눈길을 끈다. 장 피에르 혹후세는 부드러우나 양감 있는 근육 표현, 신화적 소재와 르네상스적 구도의 차용으로 고유한 화풍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많아 최근에서는 아시아 여인 시리즈를 선보였다.(02)3446-0070 ◇생활디자인까지 파고든 예술=유럽의 컨템퍼러리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가구와 그릇, 인형등을 만날 수 있는 ‘유러피언 컨템퍼러리 디자인&크래프트전’이 5월11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영국을 대표하는 알렉산더 테일러는 순록의 뿔 모양으로 옷걸이를 만드는, 재기발랄한 디자이너. 바나비 바포드는 과일을 바구니가 아닌 액자에 담겠다는 발상과 함께 일상의 예술화를 이끈다. 1980년대 아방가르드 운동을 대표하는 멤피스 그룹의 일원인 건축가 겸 디자이너 에토레 소트사스의 그릇들도 소개된다. 그의 작품은 뉴욕 모마, 파리 퐁피두 등에 소장돼 있으며 대부분 ‘단 하나만’ 제작돼 희소성을 갖는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인형 디자이너 도나 윌슨의 수제 인형들도 눈길을 끈다. (02)738-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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