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현재 한국 최고 수준의 대학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바라보면 한국 최고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대학도 기업처럼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하고 이를 위해 KAIST에 오게 됐습니다." 13일 취임식을 가진 서남표(70) 신임 KAIST 총장은 취임 첫마디로 KAIST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몇몇 세계 최고 기업들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듯이 향후 소수의 대학들이 세계 고등기술교육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AIST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대부분의 대학들이 기초ㆍ응용과학 구분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연구 결과물을 얻기 쉬운 영역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파급효과는 반도체 개발이나 유전자 연구처럼 초기 연구 접근성이 낮고 산출물도 얻기 어려운 영역에서 보다 크기 때문에 향후 KAIST가 이러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교육ㆍ연구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서 총장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하며 "각각의 연주자가 아무리 뛰어나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훌륭한 오케스트라일 수 없으며 각 연주자를 지원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설득해나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총장과 불협화음을 드러냈던 교수진과의 문제에 대해서는 "KAIST를 발전시키고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경제를 부강하게 하겠다는 목표는 누구나 같습니다. 다만 이를 성취하는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설득하고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며 이를 수행하지 못했다면 총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일부에서 거론됐던 사립화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도쿄대학의 사립화가 결과적으로 큰 의미가 없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사립이나 국립이냐가 주요한 것이 아니라 KAIST 재단에 누가 얼마를 투자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핵심"이라며 어느 기업이나 기관이 KAIST 재단에 50억달러를 기부한다면 사립이냐 국립이냐의 논의가 의미 없게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밖에 KAIST의 여학생을 비중을 늘려가기 위해 우선적으로 여교수의 비중을 늘려가는 것도 검토 중이며 논문저술을 위한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교육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 총장은 오는 2010년 7월까지 4년간의 임기로 총장에 취임했으며 미국 MIT를 졸업하고 동대학 제조 및 생산성 연구소장, 석좌교수, 미국 과학재단 부총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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