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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대책 놓고 장관들과 열띤 토론

■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 이모저모<br>기름값 절약위해 이동수단 미니버스 한대로 통일<br>"日같은 게임기 개발…" MB 직접 아이디어 내기도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전10시께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비상경제대책회의 주재를 위해 청와대를 떠났다. 경제위기 대처를 위해 청와대 지하벙커에 구축한 ‘워룸(War room)’이 처음 경제현장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윤진식 경제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이인종 경호처장 등 참모들과 함께 과천까지 미니버스를 타고 갔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이동수단을 미니버스 한 대로 통일했다는 후문이다. 10시50분께 과천 청사 3동 지식경제부 6층 회의실에서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이 대통령은 “오늘은 수출동향에 대해 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왔다”며 지난 1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급감한 수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세계 시장이 좋았을 때와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면서 “비상수출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올 1년을 넘기려면 수출이 버텨줘야 한다”며 수출확대가 경제위기 극복의 단초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에게서 ‘워크아웃 추진 기업 애로 해소방안’을 보고 받으며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되 신규사업은 채권 은행이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부실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위기 때 기업이 클 수 있다. 평상시에는 기업 순위가 바뀌지 않지만 위기 때 확 바뀐다”며 기업이 분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강조했다. 30분가량 회의를 주재한 뒤 이 대통령은 5층 실물경제지원단으로 자리를 옮겨 임채민 지경부 1차관에게서 수출상황과 민관합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물경제지원단 활동 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엔고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철통 같은 일본 시장을 뚫어보라” 며 “일본 대형마트는 한 번 물건을 공급하게 되면 오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초등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있던데 이런 것들을 개발해볼 수 없겠느냐”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 대통령은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돌아보던 중 즉석에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경부 장관,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배석한 장관들과 수출 지원대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수출보험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 아니냐. 고액보증이 잘 안 되고 있다고 하던데…”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배석했던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수출업자들이 잘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수출입 무역금융”이라고 해명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보험도 그렇고 금융도 그렇고 잘 안 된다고 하던데”라며 정부의 지원대책에 문제가 있음을 재차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와 보고가 끝난 뒤 지경부 3층으로 내려가 수출입과ㆍ무역진흥과 등을 일일이 찾아 공무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환담한 뒤 젊은 실무관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이어 점심시간이 되자 이 대통령은 과천 청사 내 구내식당에서 지경부 국ㆍ과장, 서기관 등 실무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배식을 받고 한 여성 공무원에게 “밥값이 얼마냐”고 물으며 “국회의원 시절 국정감사 때 와보고 오랜만에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밥을 먹는 와중에도 위기 때의 금융기관 역할을 주로 설명하며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울 일이 생기는데 은행이 이럴 때 잘 도와줘야 한다”고 또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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