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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패턴 변화 시가총액 하위종목 ‘사자’
입력2003-01-16 00:00:00
수정
2003.01.16 00:00:00
김정곤 기자
새해 들어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만을 매매하는 `편식`현상에서 벗어나 비교적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외견상으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속내용을 보면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하고 시장상황에 맞춰 단기 매매하는 모습이 확연하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약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것이 주원인이지만 외국인의 이 같은 매매패턴 변화도 일조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전기전자 등 시가 총액 비중이 큰 업종의 매수 비중을 늘리지 않고 있어 당분간 지수가 제한적인 박스권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외국인 매매 패턴에 맞춰 투자전략을 재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6일 외국인이 장중 치열한 매매공방을 펼치면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일보다 0.40포인트 오른 648.69포인트로 마감됐다. 외국인이 장중 내내 순매도세를 지속하다가 장 막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그나마 보합으로 그쳤지만 순매수 규모는 90여억원에 불과했다. 시장이 불확실해 단기매매에 치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분산 매매 움직임 뚜렷=외국인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누적 규모로 2조8,351억원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특히 연초 공격적인 매수세를 펼치며 지난해 말 단기 급락했던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매매 패턴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순매수 기조는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15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금액은 612억원으로 전체 순매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우증권이 지난 2일 이후 외국인들의 업종별 매매 추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화학ㆍ철강금속 업종 등을 사들이고 전기전자 업종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동안 화학과 철강금속 업종을 각각 1,018억원과 1,03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전기전자 업종은 631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주로 포진해 있는 전기전자ㆍ통신ㆍ은행ㆍ운수장비 등의 업종을 제외한 기타 업종에서 2,235억원 어치를 사들여 외국인의 매매가 시가총액 상위종목에서 하위종목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전기전자와 은행업종에 대한 간헐적 매수세를 보인 반면 통신ㆍ철강ㆍ철강 업종을 집중적으로 선취매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환율 수혜주 등 단기 모멘텀이 부각되는 종목에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지수와 외국인 매매 연관성 약화돼=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하고 있지만 매수업종 및 종목이 분산되어 있어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외국인 매매동향과의 연관성이 상당히 약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수도 당분간 기관의 프로그램 등의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약세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외국인 매매패턴이 지난해 10월~12월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새해 들어 외국인 매수 종목이 분산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고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한 유화나 철강 등 소재 관련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된 것은 올해 실적악화 우려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여기에 지난 15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4%를 넘고 있어 지난해 평균 지분율 54.5%와 비교해 볼 때 비중을 더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외국인들의 매수ㆍ매도가 수시로 바뀌고 있지만 전반적인 매매전략은 `중립`수준으로 해석된다”며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있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가치주나 개별 종목 중심의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추세적인 매수전환 때까지는 박스권 지속전망=전문가들은 IT경기의 회복추세가 확인되는 3분기까지 외국인들 지금과 같은 매매 패턴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패턴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북핵문제와 신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해소돼야 만 외국인 매매가 추세적인 매수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 매매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이와 관련, 외국인이 단기 모멘텀과 재료로 접근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단기대응하고 추세적으로 매수하는 업종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매수를 고려해 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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