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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며

오늘로 로터리 코너의 독자들과 만나는 마지막 시간이다.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달여의 시간이 흘렀다니, 새삼스레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인 12월31일, 생각을 정리하기 직전 기고를 읽으시는 분들이 어떤 마음일까를 잠시 생각해본다. 예년 같지 않은 연말이다. 다들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와도 예전처럼 들뜨거나 송년모임을 갖지도 못한다. 경기가 너무 많이 풀이 죽어 있어 가급적이면 소박하고 차분하게 연말을 보내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나 또한 예외일 수는 없다. 집안에 가장이 당장 내일부터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 동안 취업 안된 대학생 자녀는 부모님 눈을 피해 이리저리 가시방석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는 둘이 벌지 않으면 자식 키우고, 집 장만하고, 남들처럼 살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면서도 그나마 낫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오래전 나는 대학 강연에서 한 학생으로부터 `정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쉽지 않은 질문이다. 나는 그 학생에게 “정치 본연의 임무는 나라를 잘살게 하는 것이고 우리 개인 개인이 보다 윤택하고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우리 경제가 잘돼야 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뒷전으로 미루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국가를 위해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고 단호히 답변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학생들은 의아하게 나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들에게 직감적으로 떠오르는 정치가란 권력을 잡기 위해 요리조리 밀고, 당기고,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그런 모습이었으며, 국민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권력만 지키려고 하던 모습이 먼저였던 것이다.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새해는 정말로 이런 정치 본연의 임무와 동떨어진 소모적인 모습이 모두 사라지는 그런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톨스토이가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한 해의 끝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처음 시작과 달라진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했다. 2004년 새해의 끝에서 많은 국민들이 이전과 달라진 정치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길, 내 자신을 향해 다시 한번 깊이 다짐해본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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