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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님 못 끄는 與 신장개업

한나라당이 요즘 한창 신장개업 중이다. 내년 4월 총선, 12월 대선 등 양대 선거를 겨냥한 것이다. 7ㆍ4 전당대회 경선규칙을 새롭게 짜 당권 경쟁의 장을 마련하고 당 대표 등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권자 구미에 맞는 정책 가다듬기에도 나섰다. 손님을 끌기 위해 주인과 메뉴 교체작업을 하는 점포 신장개업과 흡사하다. 신주류 쇄신보단 파워게임 몰두 한나라당 신장개업의 계기는 4ㆍ27 재보선 참패였다. 그때 무서운 민심이반을 확인하고 변화ㆍ혁신의 기치를 들었다. 당 쇄신 움직임은 재보선 직후 실시된 원내사령탑 경선에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선됐을 때만 해도 한껏 기대를 모았다. 특히 소장파 등 비주류가 일으킨 '반란'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황 원내대표를 앞세워 원내 신주류로 등극한 소장파 등이 '웰빙' '꼴통보수' 등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당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신주류도 권력을 잡자 본색을 드러냈다. 파워게임 당사자로 참여해 구주류의 구태를 되풀이했다. 욕하면서 배운다더니 딱 그 짝이다. 신주류의 파워는 당권 경쟁의 경기규칙을 만들 때 여실히 드러났다. 확정된 전당대회 룰은 당권ㆍ대권 분리,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 선거인단 1만명서 21만명으로 확대, 1인2표제, 일반인 여론조사 30% 반영 등이다. 모두 신주류 주축인 소장파가 원내권력에 이어 당권까지 거머쥐는 길로 가는데 유리한 조항이다. 하지만 이 룰 조항들 가운데 선거인단 확대를 제외하면 모조리 현행 당헌ㆍ당규 내용으로 원위치됐다. 당 쇄신의 주역을 자처한 신주류가 쇄신은 외면하고 파워게임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한 달여간 활동하면서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비대위는 쇄신안 마련 등을 통해 재보선 패배에 따른 당 지도부 공백의 비상상황을 이끌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는데도 바지저고리가 된 셈이다. 각각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는 박근혜 전 대표 등 당내 대선주자를 비롯한 간판급 인사들은 당 사정에는 나 몰라라 뒷짐 진 채 제 살기에 바쁘다. 벌써부터 '흥행실패로 가는 2부리그 전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 대표를 포함한 대선주자들이 최고위원회 등 지도부에 포진, 전면에 나서고 있는 민주당과 대비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는 바로 그런 점이 반영된 결과 아닌가. 신장개업 정당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을 보면 더욱 한심하다. 신주류는 반값 등록금, 감세 철회, 유연한 대북정책 등을 새로운 메뉴로 내놓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몸에 맞는 옷이냐 아니냐는 논란은 제쳐두고 한결같이 민주당 정책을 베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사 잘 되는 이웃집 '따라 하기'라는 비판이다. 그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마치 곰탕집 원조 논쟁을 보는 듯하다. 한나라당이 이래 가지고는 산토끼를 잡는 것은 고사하고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다. 원조논쟁 부른 '정책 따라하기' 최근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가 화제다. 장안의 내로라하는 '노래의 장인'들이 출연해 진정한 실력을 겨루는 장면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실력파 가수들의 출연이다. 또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시청자ㆍ관객과 호흡하며 꾸준히 원칙을 세워가고 변화를 추구하는 점이 감동을 만들어낸다. 한나라당은 이 프로그램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먼저 대선주자 등 당내 스타급 인사들이 너도나도 '나는 리더다'라고 자처하며 '선장 없는 난파선' 한나라당 구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라. 동시에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차별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제시해 국민과 소통하라. 그래야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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