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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눈물겨운 묘수

제5보(53~73)



홍성지는 좌하귀의 백을 수상전으로 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2선으로 포복한 자기 돌의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어쨌든 귀의 백을 잡기만 하면 본전 이상은 된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귀를 잡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잡는다 해도 본전에 조금 못 미치는 흥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흑의 결정적인 실착이 나와서 좌하귀의 백을 모두 살려주고 도리어 좌변의 흑이 목숨을 구걸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흑53이 실착이었다. 이 수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바깥쪽부터 막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랬더라면 일단 귀의 백을 잡을 수는 있었다. 찬스에 민감하기로는, 그리고 국지전의 수읽기로는 세계 최고인 이세돌이 아닌가. 백54로 버티는 절묘한 수순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58로 젖히자 홍성지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미 백을 잡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좌변에 엎드린 흑대마의 목숨이 위험하다. 이세돌은 가차없이 백68로 막아섰다. 이미 안에서 두 눈을 낼 공간은 없다. 그렇다면 백의 포위망 일부를 물어뜯지 않으면 그대로 절명이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홍성지는 다행히도 흑73이라는 눈물겨운 묘수를 찾아냈다. 이 수로 참고도2의 흑1부터 두는 것은 백2 이하 6으로 축에 걸려 아무 수도 나지 않는다. 묘수면 묘수지 눈물겨운 묘수는 또 뭐냐고? 묘수로 대마를 살리게 되기는 했지만 바둑은 절망적인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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