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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본드 발행 첫걸음"… IMF·OECD도 촉구

■ EU, 프로젝트 본드 도입 합의<br>"중장기 로드맵 합의를" 집행위는 절충안 제시<br>독일 반발이 걸림돌… 내달 최종결론 나올 듯


유럽연합(EU)이 프로젝트 본드 조기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유로 본드(유로존 공동 채권) 발행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유로본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성장'을 외치는 국가들이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유럽 성장정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EU 집행위원회까지 유로본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유로본드 발행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유로본드 발행 한 발짝 다가섰다=22일(현지시간) 유럽의회가 프로젝트 본드 조기 도입에 합의하면서 유로본드 발행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둘 다 회원국이 보증해 공동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프로젝트 본드는 유로본드 발행을 위한 시험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로젝트 본드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유로 본드 발행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프로젝트 본드는 발행 목적이 교통ㆍ통신ㆍ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에 한정되지만 유로본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17개 회원국이 자국의 재정 여건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로본드가 도입될 경우 재정 위기국의 무분별한 발행을 막기 위해 채무상환 등으로 용도를 한정하거나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비율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OECD가 22일 반기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로본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혀 유로 본드 지지세력에 힘을 실어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유럽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재정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면서 유로본드 도입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은 22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로본드 발행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에 합의해야 한다"며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유로본드 발행에 앞서 EU가 재정규제 강화에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선(先)재정규제 강화-후(後)유로본드 도입 가능'을 주장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유사한 구상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유로본드에 반대해온 독일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유로 본드 도입으로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독일이 여전히 강력 반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독일은 "프로젝트 본드가 유로본드 도입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EU 정상회의 판도 변화 조짐=EU가 유로 본드 발행에 한발 다가선 가운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의 등장으로 EU 정상회의의 판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끈끈한 유대를 과시하며 EU 정상회의 직전 회동을 통해 의견을 조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다른 국가로부터 독일과 프랑스가 정상회의를 장악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하지만 23일 긴급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올랑드 대통령은 성장과 긴축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메르켈 총리 대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만나 회의 안건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누기로 해 과거의 관행을 깼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EU 정상들은 프로젝트 본드 조기 도입 등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에만 합의할 뿐 유로 본드 도입이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같은 방화벽 확대 등 유로존 위기 해결 방안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최종 결론은 오는 6월28~29일 열리는 정례 EU 정상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잠시 소강 상태였던 그리스에 대한 우려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그리스 총리가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유로존 탈퇴 위험은 실재(real)"라고 밝히며 재점화됐다. 이 여파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파파데모스는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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