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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SKT, 백기사 협약 12년만에 청산하나

포스코, SKT 주식 452만주 중 234만주 매각<br>재무구조 개선 조치 불구 지분 우호관계 해제 조짐<br>SKT도 하이닉스 지원 위해 포스코 주식 처분 가능성


포스코와 SK텔레콤의 지분 우호관계가 청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SK텔레콤 지분을 대거 처분하면서 SK텔레콤 역시 포스코 지분을 내다 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장 종료 후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 주식 452만8,117주(5.61%) 가운데 담보로 제공된 주식을 제외한 234만1,569주(2.89%)를 매각했다. 포스코는 또 KB금융 주식 1,545만4,067주(4%) 가운데 386만3,517주(1%)와 하나금융지주 466만3,776주(1.92%) 가운데 223만3,278주(0.92%)도 팔았다. 할인율은 SK텔레콤의 경우 3.86%였고 하나금융지주는 0.89%로 정해졌다. KB금융은 할인 없이 전날 종가에 매각됐다. 포스코는 이번 블록딜을 통해 5,835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는 이번 매각과 관련해 "재무적ㆍ전략적 판단에 따른 조치이며 추가적으로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달 예정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의 연간 정기 신용평가 리뷰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스코가 SK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12년간 이어온 양사의 '상호 우호지분 관계(백기사 조약)'는 해제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00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하기 위해 1조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게 되자 신세기통신 대주주인 포스코(당시 포항제철)와 지분을 맞교환했다. 포스코는 당시 신세기통신 지분을 모두 넘겨주는 대신 SK텔레콤 지분 6.84%를 받았다. SK그룹은 이후 우호지분 관계를 맺기 위해 ㈜SK를 통해 포스코 주식 2.73%를 매입했다. SK는 2003년 유동성 확보를 위해 SK텔레콤에 포스코 지분을 처분하면서 SK텔레콤과 포스코의 우호관계로 구도가 변했다. 2005년 포스코가 주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청으로 SK텔레콤 보유주식 110만주가량을 처분하며 관계가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후 7년간 백기사 관계가 유지돼왔다.

그러나 포스코가 전날 SK텔레콤의 주식을 처분하면서 SK텔레콤 역시 보유한 포스코 주식 248만1,310주(2.8%)를 청산할 명분이 생기게 됐다. 여기에다 최근 SK그룹에 편입된 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업체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SK그룹으로서는 현금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SK텔레콤이 포스코를 매입할 당시 가격이 주당 13만4,000원으로 현재 주가의 35% 수준이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SK텔레콤이 최근 하이닉스의 엘피다 인수전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현금 확보 가능성이 있는 만큼 포스코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 "포스코 지분 처분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포스코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포스코 지분 156만9,024주(1.8%), 81만9,379주(0.9%)를 보유하고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KB금융ㆍ하나금융지주를 매각하기 전에 상호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지주사들은 현재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어서 포스코 지분을 급작스럽게 처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1.45%)와 SK텔레콤(-3.16%), 하나금융지주(-1.56%)가 하락한 가운데 KB금융만 '오버행(물량부담)' 이슈 소멸로 1.6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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