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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2-6. 미국-재개발로 도시노후화 예방
입력2003-08-20 00:00:00
수정
2003.08.20 00:00:00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 월가(Wall Street)에서 서쪽으로 허드슨강을 끼고 차로 20여분을 달리면 일명 `피의 주방`으로 불리는 헬스키친(Hell`s Kitchen)지역이 나온다. 영화 `갱스오브뉴욕(Gangs of New York)`의 배경처럼 이 곳은 1800년대 중반 살인과 폭력인 난무한 갱들의 소굴이었다. 현재 흑인과 히스페닉 등 이민자와 극빈자들의 거주지역인 헬스키친은 뉴욕시가 앞장서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변 항구가 쇠퇴하면서 부둣가 철도차량기지(Westside RailYard)는 물론 버려진 땅이 대부분이다. 최근 대부분 도시개발전문가들, 주민 등 민간이 주축이 돼 8만8,000명 수용규모의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주상복합, 수변(水邊)공원, 상업시설 등을 건립하는 개발계획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세계 자본주주의 상징인 뉴욕. 서울(605㎢)보다 약간 큰 뉴욕(833㎢) 가운데 가장 화려한 맨해튼도 과거 번창했던 항구와 공업지역이 쇠락하면서 중심지역을 빼면 이미 `늙은 도시`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맨해튼 외곽지역을 재개발해 도시노후화 속도를 늦추는데 민간주도의 개발과 주민참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배터리파크 시티(Battery Park), 타임스퀘어(Times Square) 등을 비롯해 맨해튼 서쪽, 남쪽 해변에 걸친 몇몇 항만(pier)재생사업이 민간주도로 재개발됐다.
월가와 인접한 배터리파크는 세계금융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대표적인 재개발지역. 60년대 경찰력이 미치지 않는 슬럼화된 항만이었지만 40여년동안의 개발사업으로 금융센터 4개동과 게이트웨이, 렉터 등 주거지역에 주상복합 6,700가구가 들어선 금융ㆍ상업중심지역으로 변모했다.
지난 66년 당시 록펠러 주지사가 개발을 제안했지만 79년에서야 실제 계획이 수립됐다. 인근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주변의 상업지역과 격리되는 당초 개발계획을 수정해 주변 시가지와 배터리파크의 업무,상업지역을 연계시켜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계획으로 바꾸는데만 10여년이나 걸렸던 것.
민간개발업체에 장기임대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고 특별용도구역(SZD)으로 지정, 획일적인 건축규제보다 환경친화적인 수변개발을 유도한 것이 계획수립 지연에도 불구하고 40억달러에 달하는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주가 시가지 일부와 선착장을 매립해 조성한 토지의 관할권을 이양받은 뉴욕시는 배터리파크시티공사(BPCA)에 리스계약으로 개발권을 넘겨준 뒤 다시 민간개발사에게 2069년까지 장기임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개발 규제를 최대한 줄이고 장기임대를 통해 투자수익을 충분히 거둬들이도록 `민간참여의 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맨해튼 42번가의 타임스퀘어도 8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 `택시드라이버`의 배경이 될 정도로 마약, 포르노 등이 난무하는 대표적인 우범지역이었다. 지난 82년 주정부가 42번가 재개발에 나선 이후 기존의 상인들과 지주들과의 법정싸움까지 불사하며 93년에야 재개발계획을 확정됐다. 성인전용 가게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초고층건물과 각종 공연장 등이 들어서는 등 뉴욕시 가운데 가장 화려한 거리로 탈바꿈했다.
민간주도형 개발이 이같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은 주ㆍ시에서 제3섹터 방식으로 개발하되 규제 일변도의 가이드라인을 규정하지 않아 민간업체의 참여 폭을 넓혀주고 개발업체와 사안에 따라 융통성 있게 개발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이익을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공공을 위한 기반시설과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유도해 지역 경제 회복, 도시재생의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협성대학교 이재준 교수는 “뉴욕의 재개발 사업은 처음부터 지자체, 민간건설업체, 주민들의 협의를 통해 추진돼 주민들도 일정부분 개발이익을 찾고 있다”며 “철저한 민간주도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공공공간(Open Space) 확보 등 균형잡인 개발을 위한 노력은 눈여겨봐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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