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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월드컴 CEO 유죄판결의 교훈

파이낸셜타임스 3월17일자

월드컴의 전 보스 버니 에버스에 대한 판결은 미국 내 화이트 컬러 범죄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이번 유죄판결은 최고경영자(CEO)들의 책임에 대해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전 미시시피 야구팀 코치에서 미국 내 가장 유명한 통신회사의 거물이 된 에버스는 그동안 자신은 회계부정 사실을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었다. 에버스는 회사의 회계내용에 대해 그렇게 초연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커피 필터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철저하게 비용을 통제하는 인물이었다. 더욱이 110억달러에 달하는 회계부정은 7분기에 걸쳐 일어났다. 에버스 자신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회계부정은 월가의 순익전망을 맞추기 위한 정교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월드컴의 붕괴는 미국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다. 투자자들은 수십억달러를 잃었고 에버스의 책임의식을 믿었던 수천명의 월드컴 직원들은 직업을 잃어버렸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에버스에 대한 유죄선고는 일종의 응보(應報)다. 미국법원은 현재 지난 90년대 후반 주식시장 버블 기간 동안 자행됐던 여러 부정에 연루된 기업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 기업부정은 과다한 보수와 스톡옵션, 투자은행과 고객들간의 이해상충, 회계규정의 고의적 무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2002년 사베인스 옥슬리법안은 필연적인 교정작업이었다. 특히 CEO들에게 기업 재무제표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베인스 옥슬리법은 월드컴 판결에 대한 판결을 명문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볼 때 오직 에버스에 대해서만 엄격한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에너지 회사 엔론의 켄 레이와 케프리 시킬링 등 앞으로 법정에 서게 될 수많은 경영진들에 대해 경고가 되고 있다. 에버스에 대한 판결은 또한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회와 법원은 기업행위에 대한 보다 분명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어떤 기업인도 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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