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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與 정책위 의장에 박대 당해
입력2011-06-21 14:30:19
수정
2011.06.21 14:30:19
김 “인사나 할까 하고…”에, 이 “그렇겐 안만난다”
12일 오전 11시 께 국회 본관 2층,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비서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비서진과 함께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비서실 안 의장실에서는 이주영 의장이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 등 민생 현안 처리를 놓고 한 시간 째 정책위의장단 회의를 열고 있었다.
김 총재는 사전 약속 없이 이주영 의장을 만나러 온 것이다. 그는 비서실 테이블 앞에 선 채 신문을 뒤적이며 멋쩍게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의장 측 보좌진이 급히 옆 회의장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11시 20분쯤 회의가 끝난 이주영 의장은 곧바로 황우여 원내대표의 호출로 의장실을 떠났다. 옆방에 있던 김 총재와는 눈인사를 나눌 틈도 없었다. 결국 김 총재는 그대로 의장실을 나서야 했다.
통상 정부 부처의 실무진이나 이해단체장이 사전 약속을 잡지 못한 채 여당 정책위의장과 면담을 시도할 때는 많다. 주로 부처의 시급한 현안이나 이해단체의 민원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잠깐 눈 도장만 찍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국가 경제의 큰 틀을 짜며 장관급에 해당하는 한국은행 총재가 약속 없이 의장을 기다리는 일은 드물다. 김 총재는 지난해 4월 취임했고 올해 5월 취임한 이주영 의장과 상견례를 한 적은 없다.
김 총재는 기자와 만나 “그 동안 의장을 만날 기회가 없었고, 내일은 내가 출국해야 해서 오늘 다른 일로 국회에 온 김에 뵐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주영 의장은 “우리는 그런 거(이유로) 안 만난다”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정부에 당당한 정책위의장을 표방한 이 의장의 평소 태도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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