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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흙벽돌 속에… 도와달라” 아우성

지진 발생 사흘째인 28일 이란 밤 시(市)는 여전히 아비규환의 상황이 계속됐다.한 어머니는 이날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숨진 두 아이를 매장하면서 "여기에 나를 묻는다"며 흐느꼈다. 전날 이란 내무장관이 기자들에게 피해 상황을 설명할 때는 한 청년이 눈물을 쏟으면서 기자회견을 가로막았다. 그는 "아버지가 벽돌 속에 깔려 있어서 어제부터 구조를 요청했으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제발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이처럼 곳곳에서 건물 잔해에 깔린 가족을 구해달라는 생존자들의 울부짖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구조팀의 활동이 본격화했으나 장비 부족 등으로 구조 작업은 순조롭지 못한 형편이다. 주민들은 맨손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그러나 흙벽돌들이 부서진 채 매몰자를 완전히 덮고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사흘이 지난 시점에서는 더 이상 생존자가 나오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엔 구호당국은 28일 "더 이상의 생존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28일(현지시각) 중으로 생존자 수색 작업을 중단키로 이란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체 가옥의 75% 가량이 파괴됐기 때문에 주민들은 밤이면 길거리나 텐트 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AP 통신은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있으나 수천 명의 생존자들은 길거리나 텐트 속에서 담요로 추위와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생존자는 밤에 종려나무 숲 속에서 불을 지피며 추위를 이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와 외국 구조팀은 27일 오전부터 구조활동을 시작해 이틀 동안 생존자 1,000여명을 구조했다. 만 한 살도 안된 아기는 건물 잔해 속에 24시간 깔려 있다가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이란군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군 관계자들은 "구조견 12마리를 투입해 잔해 더미에 갇힌 생존자들을 찾아 구조해냈다"고 말했다. 발굴된 시신은 트럭과 승용차 등에 실려 인근 공동묘지로 옮겨지고 있다. 묘지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한 쪽에 임시로 안치해 놓은 장면도 목격됐다. 스위스 미국 등 20여개 국이 통합 지휘 없이 각자 구호 활동을 펴고 있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병원도 상당수가 무너져 부상자 3만여 명을 치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항도 대부분 파괴돼 국내 및 외국 지원 인력이 도시로 진입하기 힘들다. 생존자들은 대형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대거 탈출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교통경찰은 "27일 오후부터 생존자들의 탈출이 본격화했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빠져 나갔는지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리히터 규모 6.3으로 유사한 강도의 다른 지역 지진보다 피해가 훨씬 컸다. 그 이유는 오래된 흙벽돌 건물들이 내진 설계에 의하지 않고 지어졌고, 주민들이 잠자는 새벽에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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