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간과 공간속에 얽힌 인간의 운명

[새 영화] '21그램'

시간과 공간속에 얽힌 인간의 운명 [새 영화] '21그램' 21일 개봉작 ‘21그램’의 제목은 언뜻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죽기 직전과 죽은 직후의 몸무게를 비교했을 때 21g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과학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작품은 21g에 불과한 인간의 영혼이 삶을 얼마나 힘겹게 지탱하는 지를 보여준다. 영화엔 교통사고로 얽힌 세 인물이 등장한다. 대학교수 폴(숀 펜)은 1개월 시한부 인생을 산다. 그가 살 길은 심장이식 뿐. 그런 그에게 이식받을 심장이 생기며 희망이 든다. 그러나 이식 받을 심장의 주인공이 평범한 사연을 지녔을 리 없다. 심장의 본디 주인은 크리스티나(나오미 와츠)의 남편. 단란한 결혼 생활을 꾸려가던 크리스티나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닥친다. 그의 남편과 두 아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 그 뒤엔 범죄자였던, 이젠 아픈 과거를 딛고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회개하며 사는 트럭운전수 잭(베네치오 델 토로)가 있다. 갱생의 산물이었던 트럭은 한 가족을 덮치고, 그는 헤어나올 수 없는 운명의 장난에 몸부림친다. 그리 친절한 작품은 아니다. 얽히고 설킨 이들의 운명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른 탓에 조금만 방심하면 흐름을 놓치기 쉽다. 만만찮은 ‘정신적 노동’을 요구하지만 그저 ‘어렵다’고 치부하기엔 영화 속 삶의 무게감은 치열하기 그지없다. 신에게 인간은 너무도 하찮은 존재인 탓일까? 영화는 인간의 사랑과 욕망, 좌절, 희망 모두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세 배우는 이름값에 걸맞게 분노와 슬픔을 생생하게 연기하며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나오미 와츠가 숀 펜을 앞에 두고 내뱉는 절규 장면은 사랑과 증오라는 인간의 감정이 21g도 안 된다는 ‘메시지’를 한 순간에 표현한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10-19 17:28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