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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 대우차 제값매각 길 열리나
입력1999-12-09 00:00:00
수정
1999.12.09 00:00:00
김기성 기자
산업은행 관계자는 9일 『포드의 아시아·태평양담당 폴 드렌코 이사가 지난 7일 방문, 대우차 인수 의지를 강력 표명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기아자동차 국제입찰에 이어 세계 1·2위 업체인 GM과 포드가 다시 대우차 인수전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수의계약과 국제입찰을 놓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우차 매각 방식이 국제입찰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경우 대우차 처리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드가 갑작스럽게 나선 이유는=포드도 GM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등장할 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한 교두보 마련을 꾀하고 있다. 세계 2위 업체인 포드는 GM을 넘어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고, GM은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한 차원이다. 오는 2006년 유럽과 북미지역 자동차시장 규모를 능가할 아시아 시장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2번째 시장(130만대)이고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682만대를 생산한 포드가 국내외서 연산 190만대의 생산규모를 지닌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지난해 814만대를 생산한 GM과 대등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대우차 인수로 시장 지배력이 약한 동구권 진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GM과 같다.
하지만 업계에선 포드의 움직임은 GM을 향한 견제구가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오래전부터 GM을 향해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포드가 GM의 대우차 인수를 그냥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나돌았다. 경쟁자가 생기면 인수 가격이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어 GM의 헐값 인수를 막을 수 있다. 또 채권단이 대우차를 우량자산과 부실자산으로 나눠 우량자산만 매각할 경우를 대비, 포드가 우선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미리 인수 의사를 던졌다는 관측도 있다.
◇다른 국내외 업체의 움직임은=피아트도 이미 대우차 인수 의사를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남미 사업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 피아트의 인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우차 인수설이 흘러나왔던 현대와 삼성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들 업체는 모두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문호가 열려 있는 국제 입찰이 실시된다면 결국은 나서게 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특히 삼성은 최근에도 GM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 업체와 제휴를 통해 대우차 인수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현대도 자연스럽게 대우차 인수전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GM·포드·현대·삼성 등간의 전략적 합종연횡도 점쳐지고 있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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