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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더 올려라" 압박 고삐 죄는 미국

루 美 재무 "아직 저평가돼 있어"

中 환율정책에 강한 불만 표명

미중 전략경제대화 주요 이슈로


미국이 위안화 절상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오는 9~10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중국 측에 위안화 가치를 더 높일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루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무역전국위원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번 미중 전략경제대화 협상의 주요 이슈는 위안화 절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루 장관은 "지난 2010년 이후 중국이 위안화 거래 자유화 등 일부 조치로 위안화 가치가 14% 정도 올랐지만 여전히 위안화는 저평가돼 있고 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위안화 가치는 2010년 이후 15% 정도 올랐지만 올 들어 3%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수출경기 회복,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노린 투기자본(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5월 루 장관은 베이징을 방문해 리커창 총리, 왕양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 환율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정치권의 압력에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고 있다. 자칫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미중 무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경우 양국관계가 급랭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꾸준히 받아온 중국도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하는 등 시장개혁 의지를 대외에 보여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이 경기회복에도 영향을 줬지만 다음주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루 장관은 "환율을 시장에 맡기고 외국인에게 투자의 문호를 개방하기 위한 중국의 경제개혁 속도는 실망스러울 만큼 더디다"고 지적했다.

루 장관은 중국의 부동산 거품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이 문제에 분명히 주목하고 있으며 통제할 만한 수단을 가졌다고 믿는다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안정에 위협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개방이행 속도에 실망하고 있다"면서 개혁이 5∼10년 더 지연되면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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