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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의 日관광객 "금리쇼핑 왔어요"

금리 높은 국내은행 찾아<br>많게는 수억 뭉칫돈 예금<br>금리 따져 은행 옮기기도


"1년 예금 레이트(금리) 얼마예요?" 한 일본인 관광객이 A은행 명동지점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정기예금 금리를 묻고는 바삐 돌아섰다. 그는 곧 인근 B은행 영업점을 찾아 금리를 따져보고는 엔화를 환전한 뒤 원화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이 국내 시중은행을 돌아다니며 '금리쇼핑'에 나서고 있다. 한국말을 못하는 일본인들은 여행사 직원(가이드)를 앞세운 채 은행들을 돌면서 단체로 예금에 가입하기도 한다. '유사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뭉칫돈을 들고 국내 은행을 찾아 정기예금에 드는 경우는 서울 명동이나 부산 해운대 지역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1년에 한번씩 한국을 찾아 만기를 맞은 예금을 다시 예치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관광객이 0.1%포인트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을 찾아 거래은행을 옮기고 있다.

B은행 명동지점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정기예금 만기가 되면 한국을 찾아 재예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 들어서는 인근 은행의 금리를 따져 옮겨가는 일본인 고객을 자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국내 은행에서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금리차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0.025%에 불과하다 보니 3.8%에 이르는 국내 시중은행 금리에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예금규모는 1인당 1,000만~3,000만원 수준. 많게는 수억원을 예금해두고 1년에 한번씩 방한해 만기이자로 관광을 즐기기도 한다.



A은행 명동영업부을 찾는 일본인 고객은 전체 내방객의 15~20%가량으로 많게는 하루 70~80명에 이른다. A은행 명동영업부 관계자는 "한국을 자주 찾는 고객 가운데는 예금은 물론 적금이나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명동을 중심으로 일부 일본인들이 금리쇼핑에 나서다 보니 일부 시중은행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환율우대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에 자주 올 수 없는 고객을 위해 일본 도쿄지점에서도 원화통장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도 한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마포지역의 한 은행 지점에서 일본어로 된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일부 외국인의 고금리(?) 예금에 대한 관심과 입소문에 힘입어 외국인 예금규모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A은행 명동영업부의 경우 2010년 69억원이었던 비거주 외국인의 정기예금 규모가 지난해 91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 2월에는 96억원까지 늘었다.

명동중앙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C은행 관계자는 "일본인들은 한번 거래한 은행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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