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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으로 가슴 적시는 휴먼 영화 놓치지 마세요

'할머니는일학년' '안녕, 하세요' 두편 24일 개봉<br>●할머니는 일학년<br>아들 잃고 7살 손녀와 사는 70세 할머니의 한글 정복기<br>●안녕, 하세요<br>인천 시각장애학교 아이들 유쾌한 일상 카메라에 담아

화려한 스타 없이도 감동을 주는 웰메이드 영화 '할머니는 일학년'

'안녕, 하세요'의 장면들./사진제공=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찬이 풍성해야 최고의 식단은 아니다. 낯익은 얼굴, 화려한 스타급 배우의 출연이 아니더라도 웰메이드 영화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영화가 있다. 조악한 장치보다 진정성으로 마음에 잔잔한 파고를 일으키는 24일 개봉작 두 편을 들여다 본다.

◇'할머니는 일학년'

글을 못 읽는 어미를 위해 늘 사진으로 자신의 안부를 전해 온 아들, 무심하게도 갑작스런 사고로 먼저 세상을 등진다. 일곱 살 손녀 동이(신채연)와 70세 오난이(김진구) 할머니의 뜻하지 않은 동거는 그렇게 이뤄진다. 동시에 아들이 남기고 간 일기장을 읽기 위한 오난이 할머니의 한글 정복기도 함께 시작된다. 띄엄띄엄, 한 자 한 자 아들의 일기장을 읽어나가는 엄마, 총각 아들이 남기고 간 손녀 동이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제서야 알게 된다. 아들이 떠난 후에야 억척 엄마는 비로소 글로 아들의 마음을 읽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초록빛 파도가 일렁이는 경북 영양군 일월산의 모습, 고즈넉한 마을의 전경이 어미의 마음, 할머니의 마음과 한 데 어우러진다. 마치 할머니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누워 옛날 이야기를 전해 듣는 듯한 느낌, 현실의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달콤한 안식을 맛 볼 수 있는 영화다.

감독은 말한다. 찬은 없지만 텃밭에서 갓 따온 고추와 된장만으로도 따뜻하고 정겨운'시골밥상'같은 영화라고……. 틀린 말이 아니다. 그 어떤 화려한 장치도 없다. 마음으로 따라 읽어가며 포근함을 전해 받는다.

◇'안녕, 하세요'



'잠상(潛像): 나 드러내기'. 2010년 6월, 임태형 감독은 사진전 도록 하나를 접한다. 초점 없는 눈, 하지만 얼굴에 가득한 해맑은 웃음이 그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한 달, 임 감독은 이 꾸밈없는 웃음을 카메라에 담아낸 주인공을 만난다. 3살 때 교통사고로 척추후만증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남자, 시각장애 특수학교 교사 이상봉. 임 감독은 그를 통해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인천 혜광학교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2달 간의 준비, 8개월 간의 촬영은 그렇게 시작된다.

휴지풀기를 가장 좋아하는 귀여운 사고뭉치 초등과정 지혜, 훌륭한 즉흥연주를 자랑하는 중학과정 희원이와 수빈이, 곁에서 손을 잡아주는 여자친구가 있어 행복한 사춘기 소년 혁이 등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는 이들의 유쾌한 일상이 카메라에 담긴다.

감독은 말한다."장애는 관계의 벽이 되지 않아요. 편견과 낯섦이 관계의 벽이죠. 장애인과 일반인 사이에 서로 동일시되는 중화의 시간,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이 중화의 과정을 거치길 바랍니다."

보인다는 건 무엇이고, 안 보인다는 건 무엇일까. 감독은 1년 반 동안 아이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경험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온다. '우리'와 '그들'이라 규정짓던 마음, 한 켠에 알게 모르게 자리한 마음의 벽이 어느새 조금씩 무너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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