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은 올해 4ㆍ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대출 수요는 늘어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내 16개 은행(산업ㆍ수출입은행 제외) 여신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4ㆍ4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38을 기록했다. 이는 카드 사태 당시인 지난 2003년 3ㆍ4분기의 4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ㆍ4분기에서 이듬해 2ㆍ4분기까지 기록한 25과 비교해도 1.5배나 높다.
지난해 3~9에 머물렀던 가계신용위험지수는 올 들어 1ㆍ분기 9에서 2ㆍ4분기 22로, 3ㆍ4분기에는 28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위험 증가에 대해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 담보가치가 감소하고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신용위험도 마찬가지. 4ㆍ4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16로 2009년 2ㆍ4분기 16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도 44로 2009년 1ㆍ4분기 47 이래 최대였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의 대출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는 3ㆍ4분기 13에서 4ㆍ4분기 25로 커졌다. 내수 위축으로 돈 가뭄이 든데다 연말 등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한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4ㆍ4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3으로 2010년 2ㆍ4분기 0(제로) 이후 가장 작다. 수치가 작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이란 뜻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올해 1ㆍ4분기 13 이후 2ㆍ4분기 9, 3ㆍ4분기 6으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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