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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뭄' 심화… 리보 0.26%P 치솟아

구제금융 지연·축소 움직임에 글로벌시장 '요동'<br>증시·기업채권서 빠져나온 자금 美국채로 몰려<br>美 재무부 340억弗 풀었지만 수급해소 역부족


글로벌 시장의 자금사정이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다. 돈 가뭄이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국제금융시장의 표준금리인 리보(Libiorㆍ런던은행 간 금리)는 0.26%나 폭등했다. 이 같은 현상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달러 가뭄 현상은 심화되고 달러를 구하지 못한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하락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약속했음에도 글로벌 자금시장의 단기금리는 구제금융 발표 이전보다 더 치솟고 안전자산으로의 투자자 엑소더스는 심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리보 3개월물은 전날보다 0.26%포인트 급등한 3.4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천문학적인 구제금융 투입 발표 이전보다 신용사정이 더 빡빡하다는 것은 구제금융에 대한 회의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가 이날 국채 수급난을 풀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340억달러(2년물)의 입찰을 실시했으나 금리하락(채권 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재무부는 25일에도 5년물 240억달러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윌리엄 오도넬 UBS 스트래티지스트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후유증과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금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식과 기업채권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TB)로 몰려갔다. 단기자금 시장 지표인 3개월물 국채 금리는 0.46%까지 빠졌다. 이에 따라 TED스프레드(리보와 국채 금리 격차)는 3%포인트로 전날보다 0.5%포인트 급등했다. 마이클 다르다 MKM파트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자금 조달 비용은 198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며 “(공적자금 투입으로) 자금시장이 개선되기 전에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자금시장의 동요는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번째는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 법안이 의회에서 지연 처리되거나 구제금융 규모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설령 원안대로 통과되더라도 신용위기가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다. 공적자금이 일단 투입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재무부가 공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대거 발행하면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외국인이 미 국채 투자를 외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경우 만성적인 재정ㆍ무역 쌍둥이 적자에 허덕이는 달러 패권은 물론 세계 경제 주도권까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TB에 대한 극심한 수급난은 급기야 국채 전용펀드가 신규 투자자 모집을 중단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낳고 있다. 메릴린치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와코비아의 에버그린 인베스트먼트, 웰스파고는 머니마켓펀드(MMF)의 신규 투자자들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투자은행 간판을 접고 금융지주회사로 변신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 대한 불신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워런 버핏이 23일 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음에도 골드만삭스 채권의 부도위험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틀째 상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버핏의 투자조차도 투자자들의 시장 불신을 완전히 해소하는 데 부족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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