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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페인 젊은이들의 분노

얼마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친구 에두와 5년 만에 반가운 재회를 했다. 다시 만난 에두는 다소 이질감이 들만큼 달라져 있었다. 같이 영어를 배우던 시절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했던 에두는 이제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유럽 전역으로 유리제품을 수출하는 사업가로 변해 있었다.

복장은 물론 인생관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5년 전 에두는 장래 희망이 '펜셔너(연금 수령자)'라며 하는 일도 없이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사는 기성 세대를 비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에두는 젊은 세대들이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않고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에두의 변화는 스페인의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만큼이나 극적이다.

과거의 에듀와 현재의 에듀 가운데 누가 옳은지는 가볍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를 향해 무책임한 세대라고 무작정 비판하기에는 개운치 않은 대목이 많다. 현재 스페인 청년층의 실업률은 50%에 육박한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의 몫을 남겨놓지 않았다는 청년들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을 졸업한 스페인의 고급 인력들은 희망을 잃고 독일이나 신흥 경제국 등 해외 일자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청년층의 분노와 인재 유출은 스페인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게 분명하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정부의 긴축정책에 저항하는 젊은이들이 기성 세대의 책임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사회 진입 시기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에 편입되기 힘들기 때문에 현재 스페인의 젊은 세대는 영원히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젊은이들이 분노가 폭발할 때 스페인 사회는 이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걸까. 또 좌절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아예 조국을 버리고 해외로 이주할 때 스페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젊은 세대들이 대졸 취업난이나 높은 전셋값 등에 치여 결혼도, 출산도 미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오버랩되면서 문득 드는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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