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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섬김의 리더십 실천한 퇴계의 삶

■퇴계처럼(김병일 지음, 글항아리 펴냄)


"사람들이 '아이들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아이를 별로 가르치지 않았지만, 옷을 단정하게 입지 않고 다리를 뻗고 앉거나 기대거나 눕거나 엎드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조선 최고의 유학자 중 한 사람인 퇴계 이황(1501~1570)의 어머니가 평상시 했던 말이다. 퇴계의 부친은 진사시에 합격한 이듬해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당시 모친인 춘천 박씨 부인은 33세였으며 딸린 자식은 7남매나 됐다. 막내인 퇴계는 7개월을 막 넘긴 갓난아기였다. 퇴계의 어머니는 편모슬하의 자식으로서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짓을 하면 안된다며 매우 엄하게 가르쳤다고 한다. 특히 퇴계가 어머니에게 배운 것은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삶의 태도였다. 또한 아버지의 부재는 퇴계를 일찌감치 책으로 이끌었고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책은 퇴계가 주변 여성과의 만남을 '섬김의 리더십'으로 끌어냈다는 점을 조명하고 있다.



퇴계는 21세에 김해 허씨와 결혼했으나 27세 되던 해에 부인이 다섯살짜리 큰 아들과 갓난 둘째 아들을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난산 후유증이 원인이었고, 삼 년 상을 치른 퇴계는 안동 권씨 권질의 딸과 재혼했다. 그런데 문제는 권씨 부인의 정신이 온전치 않았다는 것. 갑자사화, 기묘사화에 연루된 집안 어른들의 극형과 귀양을 지켜보며 혼비백산했던 것이 이유였다. 어느 해 조부의 제삿날, 제사상에서 배가 하나 떨어졌는데 권씨 부인이 이를 재빨리 챙겨 치마 속에 숨겼다. 부인은 혼쭐이 났고 웃음거리가 됐다. 이를 안 퇴계는 부인을 따로 불러 이유를 물었다. 먹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자 퇴계는 손수 그 배를 깎아 잘라 주었다. 엄격하지만 인간적 면모를 가진 일화에서 자신을 낮추고 섬기는 태도로 리더십을 실천한 퇴계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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