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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입찰 참여하더라도 얼마나 싼값 제시할지가 관건

■ ℓ당 100원 싼 알뜰 주유소 늘린다지만…<br>정부, 1950원대 공급… "독과점 깬다" 의지 속<br>주유소 과잉 공급따른 기존 주유소 반발도 부담

주유소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3일 서울 충무로의 한 주유소가 휘발유를 리터당 2,207원에 판매하고 있다. 정부는 기름값을 잡기위해 다음달부터 인근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저렴한 알뜰주유소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호재기자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알뜰주유소가 첫발을 내디뎠다. 3일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알뜰주유소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입찰을 공고했다. 정부는 대규모 공동구매로 값싼 기름을 확보해 기름값을 낮춰볼 생각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이 얼마나 싼값에 입찰에 응할지 아직 미지수여서 정부의 인위적인 기름값 인하 유도가 쉽게 달성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주유소의 과잉 공급에 따른 기존 주유소의 반발도 휘발유 값 인하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 얼마나 '알뜰'해지나=지식경제부가 이날 밝힌 입찰 물량은 국내 시장의 6%(3조6,000억원 상당)에 달한다. 농협주유소와 정유사 간판을 달지 않는 무폴주유소, 고속도로공사 주유소 등이 공동구매로 싼값에 기름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공동구매를 통해 일반 주유소보다 최대 리터당 50원가량 싸게 정유사에서 공급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추가적으로 알뜰주유소 자체의 비용절감 등으로 소비자 공급가격은 일반 주유소보다 70~100원가량 저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농협주유소는 300개가량의 자사 주유소가 공동구매를 통해 GS칼텍스로부터 리터당 30원가량 싸게 공급 받고 있다. 따라서 농협브랜드와 무폴주유소(50곳) 그리고 고속도로 주유소(50곳) 등이 추가돼 400곳(내년 700곳)이 알뜰주유소 이름으로 1년치 사용량을 구매할 경우 할인폭을 50원가량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오는 2015년까지 이 같은 알뜰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까지 늘면 그만큼 물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은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을 기준으로 서울지역 보통휘발유 값이 리터당 2,056원에 달했다. 따라서 다음달까지 가격이 크게 등락하지 않을 경우 알뜰주유소가 올해 말부터 1,900원 중반대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다. 정부가 이처럼 알뜰주유소 확산에 나서는 것에는 정유4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최근 들어 일반 주유소들도 알뜰주유소로의 전환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알뜰주유소가 활성화될 경우 그동안 고착화됐던 국내 기름값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 제살 깎아먹기냐 시장지배력 확대냐 고민=관건은 정유사들이 이번 입찰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정부가 싼 가격에 공급을 원하고 더구나 알뜰주유소가 정유사들이 수직계열화한 일반 주유소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있어 입찰 참여에 부정적인 기류가 많다. 농협과 석유공사는 10일부터 정유사에서 입찰 제안서를 받고 이달 중 공급자 한 곳을 결정해 다음달에는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제살 깎아먹기식 저가입찰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일단 부정적이다. 국내 정유4사는 석유제품 생산량의 50~60% 이상을 수출한다. 수출은 운송비ㆍ보험료 등이 들지만 마케팅비가 들지 않아 통상적으로 내수보다 수익성이 낫다. 때문에 정유사들은 내수에 공급할 물량을 제외한 전량을 해외에 내다팔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입찰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여서 좀더 손익계산을 따져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는 외면하기도 힘들다. 현재 정유사의 국내 주유소 시장점유율은 SK에너지(35%), GS칼텍스(29%), 현대오일뱅크(18%), 에쓰오일(14%), 무폴(2%) 등 순이다. 따라서 이번에 입찰된 공동구매 물량 6%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내수 시장에서의 지배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김범래 농협중앙회 유류사업단장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유사들이 이번에도 공동구매 입찰에 모두 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입찰 가격이 얼마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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