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찬룽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최근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미국이 중국에 대응할 때 편리하게 사용하던 카드 중 하나였다"며 "만약 양안 정상회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경우 미국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군사적 보호자로 생각하던 대만은 최근 들어 미국 보다 중국에 더 밀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에 따라 대만의 국제 무대 출현을 반대하던 중국도 최근 들어서는 대만의 국제사회 편입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다. 지난 1월말 마 총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공개적인 행보를 했음에도 중국은 이를 묵인했다. 과거의 경우 중국은 대만 정치인의 미국 입국과 공개적 활동을 막았다. 마 총통도 중국의 배려를 의식한 듯 미국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마 총통은 LA 차이나타운에서 가진 연설에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 중국과 대만은 대립이 아닌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과 대만은 마 총통 당선 이후 밀월관계를 유지하면서 양측의 회담 내용을 미국에까지 비밀로 할 정도로 신뢰를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대만이 완전히 중국 쪽으로 돌아섰다고 볼 수는 없다고 미국내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필요에 의한 관계설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대만내 미국통인 진풍추에세 국가안보위원회를 맡긴 것도 여전히 미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마 총통의 암묵적인 의사표현이라고 분석한다. 대만 중국시보는 진풍추의 기용을 대미 경제무역관계 진전과 양안관계의 새로운 변화, 국방체제에 대한 변수 등을 고려한 마 총통의 한 수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는 외교전략을 펴고 있는 대만에 미국이 앞으로 어떤 변화된 입장을 보일 주 주목된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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